"제발, 제발, 제발…도와줘요" 이태원 경찰, 목 쉬도록 처절한 외침 [영상]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한 경찰이 온 힘을 다해 소리치며 시민의 통행을 정리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31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이태원 압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한 영웅 경찰관(표창 요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현장 근처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한 남성 경찰관이 등장한다. 수백 명의 인파와 가게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로 혼잡한 거리에서 이 경찰관은 확성기도 없이 목이 터지라 외치며 시민의 통행을 정리했다.
의사소통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도 경찰관은 꿋꿋하게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지 말고 이동하라", "돌아가라", "다 빠지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손짓했다.
일부 시민이 경찰관이 서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안 돼요. 돌아가세요"라고 제지했다. 그러면서 상기된 얼굴로 "도와주세요. 제발"이라고 애원했다.
잠시 후에도 한 외국인이 방향을 틀어 사고 현장 쪽으로 이동하려 하자 "Go back"(뒤로 돌아가라)라고 말하면서 가로막았다.
경찰관이 "선생님들 도와주세요", "앞으로 가주세요", "제발 따라주세요" 등 외침을 반복했지만 통제는 쉽지 않았다.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이 경찰관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 "여러분 사람이 죽고 있어요. 다 이쪽으로! 제발 도와주세요"라며 쉰 목소리로 처절하게 소리쳤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수 9만4000회 이상, 댓글 340여 개가 달렸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누리꾼들은 "경찰분이 애절하게 외치는데 마음 아프다. 진정한 영웅이시다", "사고 영상보다 처절하게 위험을 알리고 울부짖는 이 경찰관 영상에 더 눈물 난다", "표정에서 당시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말 좀 들어라 제발. 얼마나 속이 타는지 눈에 보인다", "이래도 경찰 탓할 거냐. 이번에 소방관·경찰관·의사·간호사들 얼마나 고생했는데 왜 자꾸 누구한테 책임 못 돌려서 난리냐", "확성기나 무선마이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들 지나가면서 진짜 경찰인지 아닌지 헷갈려 하는 것 같다", "하늘 위로 총이라도 한 발 쏘지 그랬냐. 목청 터지라 소리쳐도 듣지도 않는다", "경찰관의 외침으로 발길을 돌린 시민은 목숨을 구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고 초기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밝힌 A씨는 댓글을 통해 이 경찰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A씨는 "주변 음악 소리가 너무 시끄럽고 분장 때문에 처음에는 코스튬인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며 "영상에 나오신 경찰분이 사고 장소 위쪽에서 제발 뒤로 가달라고 울부짖고 계셨다. 마스크를 쓰셨는데도 애절함이 너무 느껴져서 당시엔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큰일이 났구나 싶어서 바로 집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 인파가 너무 많아 상황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경찰분의 절규에도 사람들이 돌아가지 않아서 제가 다 속상했다"며 "경찰관님 트라우마가 심하실까 봐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경찰관님이 거기서 빠르게 제지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피해자와 추가 사고가 일어났을 수 있다. 돌이켜 보니 저도 자리를 피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같이 전달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1명이 늘어 모두 155명으로 집계됐다. 중상자는 30명, 경상자는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2명이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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