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매각 재추진’...희망퇴직 내달 30일까지로 연기
일방적인 사업종료와 전 직원 해고 통보로 마찰을 빚은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희망퇴직 신청 기한은 정리해고일과 같은 내달 30일로 미뤄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사는 전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에서 2차 교섭을 진행하며 사업 종료 문제, 정리해고 방침 등을 두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교섭에는 신동환 대표이사 등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3시간 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1차 교섭 때와 달리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혀 합의가 일부 진전됐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내달 4일 3차 교섭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아울러 사측은 논란이 된 희망퇴직 신청 기한을 내달 3일로 3주 미뤘다. 희망퇴직 위로금을 근무 연차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제시한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앞서 푸르밀은 이달 30일 사업 종료를 결정하고 지난달 17일 400여명의 전 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 및 정리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수년간 커진 적자폭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를 제조·판매했던 푸르밀은 실제 지난 2018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고, 2019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이 89억원, 113억원, 124억원으로 불어났다.
푸르밀 노조는 회사가 부당해고를 하려 한다며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회사 재매각을 추진할 것을 촉구해왔다.
다만 적자 누적이 지속된 데다 유제품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일각에선 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푸르밀의 갑작스런 사업 종료 결정에 노조뿐 아니라 낙농가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낙농가는 1979년부터 40여년간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 왔으나 다음달 이후 공급처를 잃게 됐다. 푸르밀로부터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공급받던 대형마트 및 편의점들들도 대체 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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