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보우소나루 24간째 '침묵'..패배 인정도 항변도 안해

차미례 2022. 11. 1. 10: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심복 정치인들, 룰라 당선자에 속속 "축하 인사" ..저항 멀어져
각국 정상들도 새 대통령에 축전.. 사실상 승리 인준
보우소나루 측근 "아직도 선거결과 언급 방식 모색 중"

[상파울루=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2.10.31.

[브라질리아( 브라질)=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브라질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31일 (현지시간)에도 완벽한 침묵을 지키면서 사람들의 답답함이 더해지고 있다.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직설을 좋아하던 우파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한지 거의 24시간이 되었는데도 30년 만에 최대의 박빙이었던 선거결과에 대해서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도, 결과에 항의하지도 않은 채 입을 닫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아직 공관 바깥에서 밤을 새우고 있는 기자들에게나 근처에 주기적으로 모이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평소같으면 요란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발언도 아무것도 게시한 것이 없다.

유일한 선거불복 신호는 일요일인 30일 전국 각지에서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트럭운전사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시위에 나선 것 뿐이다.

31일밤 현재 연방고속도로경찰대는 18개 주에서 236건의 관련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는 3시간 전의 136건에서 100건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의 경쟁자인 전 좌파 대통령이자 노조 지도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는 30일 경선에서 총 투표의 50.9% 의 득표로 49.1%의 보우소나루를 이기고 승리했다. 이번 결선 투표 결과는 브라질이 군부독재에서 벗어나 민주화된 1985년 이후 최대의 박빙 선거였다.

하원의 보우소나루 최측근인 리카르두 바로스 의원은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자신은 보우소나루와 31일 함께 있었으며 보우소나루는 선거결과에 대해 발언할 것인지를 두고 " 아직도 결정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보우소나루는 평소에 자신이 존경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처럼 대선의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감을 여러 차례 되풀이 표현했다. 한번은 특정한 증거 제시도 없이 투표사기의 증거를 잡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한달 전만해도 모든 여론조사가 불리하게 나오고 있는데도 그는 1차 투표에서 자기가 승리하지 않는다면 , 그건 뭔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전문가들은 시간이 이처럼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국제 사회의 정상들이 공개적으로 다 시우바의 승리를 축하하고 인정하고 있어 보우소나루대통령의 선거결과에 대한 항의 여지는 축소되어 가고 있다고 AP통신에게 말했다.

보우소나루의 최측근들 조차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 국민 대다수가 투표로 표현한 의사는 절대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shall never be contested)고 말했다.

[브라질리아=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브라질 국기를 흔들고 있다. 브라질 선거당국은 룰라 전 대통령이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누르고 브라질 차기 대통령이 됐다고 발표했다. 2022.10.31.

상파울루 주지사 당선인 타리시시우 데 프레이타스, 상원의원 당선자 다마레스 알베스 등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낸 심복들과 바로스 하원의원까지도 공식적으로 다 시우바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한 상태이다.

보우소나루의 열렬한 지지자인 실라스 말라파이아 개신교 목사도 신임 대통령 당선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을 것이라고 축원했다.

브라질리아 대학의 파울루 칼몬 정치학교수는 "보우소나루가 선거 결과를 두고 항의할 방법을 모색중이라해도 그 계획을 끌고 가는데 필요한 정치세력의 지지가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이미 측근이었던 상파울루 주지사나 상하원 의원이 지지를 철회했고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우소나루는 지난 달 한 인터뷰에서 선거에 지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일 거라고 말한바 있지만, 막상 다 시우바의 당선을 축하하는 것은 가장 열렬한 극우파 지지자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어서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장 먼저, 빨리 다 시우바의 당선 축하를 전한 정상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브라질의 "자유롭고 공정하며 신뢰할수 있는 선거"에 찬사를 보냈다. 반면에 보우소나루는 바이든이 2020년 트럼프에 승리했을 때 한 달이나 지나서 축하 인사를 보냈었다.

그는 지난 해 독립기념일 연설에서도 "나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느님 뿐"이라고 장담하며 극우파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런 보우소나루가 "초당적 국가건설"을 약속한 룰라 다 시우바 신임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 인정할지 주목된다.

보우소나루는 당시에 "우리에겐 세 가지 선택 뿐이다. 내가 체포되거나, 죽거나, 승리하는 것. 적들에게 나는 절대로 체포되지 않을 거라고 선언한다"고 외쳤다.

다 시우바는 상파울루의 한 호텔에서 당선 확인뒤에 한 연설에서 " 오늘의 승리는 나의 것도, 우리 노동당의 것도, 선거운동의 지지자들의 것도 아니다. 이는 모든 정당과 개인적 득실과 이념을 뛰어 넘어 브라질의 민주화 운동이 승리한 것이다"라고 선언하며 포용의 정치를 예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