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조 유동성 공급하는 5대 금융…회장들 "시장 안정 최우선"

김상준 기자 2022. 11. 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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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회장들이 자금시장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주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함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적극 참여하고 협조하겠다"며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최대한 대출을 지원하고,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에 대한 민생 안정 지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지원 권고로 인해 금융지주의 건전성 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회장들은 시장 안정이 우선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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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 위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 회장/사진=뉴스1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회장들이 자금시장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주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약 차주(대출받은 소비자) 지원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하자 '덩치'가 큰 금융지주가 안전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5대 금융 회장들은 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 간담회에서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정부의 대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5대 금융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금시장 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 공급·계열사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등 복합 위기 국면에서 우리 시장은 세계 경제 위기에 더 앞서 과잉반응 했고, 레고랜드 사태에 공기업의 과다한 채권 발행까지 겹쳤다"며 "금융당국 조치가 빨라서 심리적으로는 안정이 돼 가고 있는데, 앞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불안을 극복할 건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아직은 인플레와 경기불안이 초입 단계인 만큼 시장을 안정시키고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시장 혼란이 계속되면 결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문제가 된다"며 "특히 자금시장 경색이 계속되면 원화시장과 외화시장 모두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변동성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지주들이 최대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현재 금융시장은 매우 엄중하다"며 "어려운 상황을 함께 타개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지주들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적극 참여하고 협조하겠다"며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최대한 대출을 지원하고,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에 대한 민생 안정 지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국내외 단기 유동성 문제가 겹쳐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금융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서 단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본시장 안정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시장 불안 이어지면 조그마한 외부 변수에도 시장에 변화가 많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럴 때는 금융당국과 금융사 사이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격주로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소통하자는 건 좋은 제안이고, 농협도 당국과 보조를 맞춰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은행권이 적극 나서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유동성과 관련해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잔액 비율) 규제가 완화됐는데,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금융당국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취약차주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주와 연합회가 심사숙고 해 좋은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지원 권고로 인해 금융지주의 건전성 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회장들은 시장 안정이 우선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은 없느냐'는 물음에 "없다. 지주사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간담회 직후 "실무자들을 통해서 취약차주 지원 관련 협의를 하고, 지주들이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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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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