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여름아이·커다란 비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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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아 그림.
아이는 호만천이 흐르고 대형마트가 있는 동네에 살면서('결석'), 잘하는 건 글쓰기라 자신하고('여름, 야외 수업'), 머리맡에 책을 놓고('책 사용법') 잔다.
시인은 아이가 마음을 끌린 것에 여름이란 단어를 두었다.
그러나 여름은 아이에게 '다리가 아픈'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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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여름아이 = 최휘 글. 김규아 그림.
제10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시집을 읽다 보면 한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는 호만천이 흐르고 대형마트가 있는 동네에 살면서('결석'), 잘하는 건 글쓰기라 자신하고('여름, 야외 수업'), 머리맡에 책을 놓고('책 사용법') 잔다.
시인은 아이가 마음을 끌린 것에 여름이란 단어를 두었다. 갑작스레 전학 간 친구 태수의 빈자리가 느껴질 땐 '여름, 태수', 지우개를 자꾸 빌려 가는 친구한테 짜증이 날 때면 '여름, 짜증' 하고 붙이는 식이다.
그러나 여름은 아이에게 '다리가 아픈' 계절이다. 아이는 엄마가 복숭아 과수원에서 일할 때 홀로 복숭아뼈가 아픈 시간을 견디고('여름, 복숭아뼈'), 아빠가 투망으로 고기를 잡으면 그물에 아픈 다리가 잡히는 것 같아('여름, 아빠만 놀아요') 울적하기도 하다.
아이의 내면과 상상을 다루는 소재와 표현이 신선하다. '붕어구름 빠가사리구름 메기구름/(중략) 야, 요거 매운탕거리로 딱이네'('구름 매운탕').
문학동네. 120쪽.
▲ 커다란 비밀 친구 = 경혜원 글·그림.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를 돌보던 아이에게 어느 날 환상 친구인 공룡 두리가 찾아온다.
두리와 함께 하는 일상에서 아이는 우울한 곳이라 여긴 병원 가까이에 울창한 숲이 있다는 것도, 무섭던 밤이 별빛으로 가득한 시간이란 것도 알게 된다.
"배고프지? 밥 먹자", "별일 없었어?" 하고 다정하게 묻는 공룡을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와락 껴안는다.
아픈 가족을 돌본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한 이야기로, 힘든 시간을 견디는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갔다.
창비. 68쪽.
▲ 지각 = 허정윤 글. 이명애 그림.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길. 작은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도로 위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
사람들은 머뭇대다간 지각을 할지 몰라, 아이 고양이를 애써 외면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딱 한 번만 눈 감는 거야", "어휴, 오늘도 지각이네", "설마 차에 치이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심장이 서늘해진 주인공은 서둘러 차에서 내린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과 동물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생각하게 한다.
위즈덤하우스. 32쪽.
▲ 겨울 봄 여름 가을, 생명 = 마시 콜린 글. 에런 베커 그림. 정회성 옮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항공기 테러가 발생하던 날, 빌딩 근처에 있던 한 나무에 초점을 맞춰 그날과 이후의 나날을 그린 책이다.
나무는 테러로 인해 잎사귀만 겨우 남긴 채 쓰러지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되살아난다. 그리고 10여 년이 흘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9·11 테러를 소재로 했지만 어떠한 절망과 고난, 아픔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2014년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 에런 베커가 다채로운 색감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웅진주니어. 48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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