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피부 기초체력 '콜라겐'…먹고 바른다고 채워질까

피부 표피아래 진피층 70% 차지

Stock vector illustration of a portrait of a girl uses a cosmetic facial cream

콜라겐 분자는 모공과 땀샘보다 커서 피부속으로 도달하기 어려워 화장품만으로 콜라겐을 흡수하기 어렵다.

차고 건조한 가을철에는 피부가 푸석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피부 탄력을 지키기 위해 '콜라겐' 보충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아는 보충 방법 중에는 효과가 미미한 사례도 많다. 콜라겐이 들어 있다고 무조건 맹신하기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콜라겐은 우리 몸 구성 요소 중 하나다. 뼈, 관절 연골, 피부, 근육 등이 모두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콜라겐이 가장 많은 곳은 피부다. 표피 아래에 있는 진피층의 70%가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피부 속 세포가 서로 지탱하도록 돕는다. 건물의 철근과도 같은 역할이다. 철근이 부식되면 건물이 무너지듯 콜라겐이 소실되면 탄력이 떨어진다. 피부는 얇아지고 주름이 쉽게 생기며 노화가 빨라진다. 안타까운 사실은 20대부터 콜라겐은 매년 1%씩 줄어든다. 피부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40대 중반이 되면 20대의 절반 수준이 된다. 특히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콜라겐이 빨리 소실된다.

콜라겐은 사실 일반적인 화장품만으로는 흡수시키기 어렵다. 콜라겐 분자가 모공과 땀샘보다 커 피부 속까지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콜라겐 분자 크기는 '달톤(Da)'으로 나타내는데, 수십만 달톤에 달한다. 피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500달톤 이하여야 한다.

콜라겐을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콜라겐이 많다고 알려진 족발, 돼지껍데기, 닭발 등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틀린 말이다. 권병소 엔비유의원 원장은 "음식으로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콜라겐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된다"며 "이 아미노산은 필수 영양소도 아니어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면 피부를 위해 일부러 먹을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중에는 저분자 콜라겐을 이용한 보조제도 출시되고 있다. 콜라겐을 분해해 500달톤 이하로 만들어 흡수율을 높인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효과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권 원장은 "콜라겐 자체로는 피부 탄력 개선 등에 도움을 주지만 먹어서는 근육이나 다른 장기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도 쓰인다"며 "피부에 사용되는 양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구강용해필름(ODF)' 형식의 콜라겐도 개발됐다. 소화기가 아닌 구강 점막의 모세혈관으로 바로 흡수되는 형식이다. 간이나 위장 등 다른 장기를 거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보충제에 쓰이는 콜라겐의 종류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콜라겐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소·돼지 등 동물에서 얻는 동물성 콜라겐, 생선에서 나오는 피시 콜라겐, 식물에서 추출한 콜라겐이다. 동물성 콜라겐은 분자량이 가장 커 흡수율이 낮다. 일본 세포개선의학협회에 따르면 동물성 콜라겐은 체내 흡수율이 2%에 불과하다.

피시 콜라겐은 명태 홍어 연어 등에서 추출한다. 동물성 콜라겐보다는 분자량이 적지만 원료 자체의 비린 냄새가 강해 합성 첨가제가 들어간다. 또 해양 생태계가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돼 장기 복용 시 위험할 수도 있다. 어류 알레르기가 있다면 섭취할 수 없다. 히비스커스, 버섯, 카놀라 등에서 식물성 콜라겐을 얻을 수도 있다. 세 가지 콜라겐 중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또 식물 고유의 항산화 물질도 함유돼 더욱 이롭다.

주사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직접 콜라겐을 주입하기도 했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어 지금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PLLA'나 'PDLLA'처럼 조직 내에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기 위해 피부 진피층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도 있다. 권 원장은 "최근에 나온 PDLLA를 기반으로 한 주사는 PLLA에 비해 물질 입자가 작아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콜라겐이 자연스럽게 잘 생성되도록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야 한다. 콜라겐 재료가 되는 성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스킨부스터나 줄기세포 배양액인 엑소좀 등은 피부에 영양분을 공급해 콜라겐 재생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C도 콜라겐 합성 효과를 높인다.

권 원장은 "콜라겐을 보충하기 이전에 내가 가진 콜라겐을 소중히 지키는 노력이 먼저"라며 "자외선과 피부 건조, 흡연, 과음은 피부 노화를 급속하게 촉진하고 피부 콜라겐을 없애는 주범이니 꼭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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