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美게일과 벌인 ‘3조원’ 인천송도 분쟁 승소

송도국제업무단지 전경. 포스코건설 제공

[파이낸셜뉴스]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와 관련한 22.8억달러(한화 약 3.3조원) 규모 국제중재에서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사(社)에 승소했다.

1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ICC(국제상업회의소)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공동개발에 참여했던 게일사가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낸 22.8억달러 손해배상 청구 중재신청에서 포스코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ICC는 게일사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포스코건설이 합작계약서 내용을 위반한 것이 없다고 판정했다. 또한 포스코건설이 부담해야 할 중재 비용도 게일사가 포스코건설에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포스코건설과 결별한 게일사는 포스코건설이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합작계약서를 위반했다며 22.8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 중재신청했다.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은 2002년 합작회사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세워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포스코건설은 시공사, 게일인터내셔널은 시행사로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게일사는 NSIC의 흑자로 미국 내에 세금 부과문제가 발생하자 포스코건설에 세금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고 포스코건설이 이를 반대하자 사업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부도가 발생했고 채무보증을 섰던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와 질권행사로 게일사의 지분을 확보해 새로운 파트너인 글로벌 전문투자회사인 ACPG사, TA사에게 매각했다.

게일사는 포스코건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해 고의로 부도처리해 합작계약의 성실 및 협력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중재판정부는 포스코건설의 고의부도 책임은 없으며 오히려 게일사가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부도가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대위변제와 새로운 파트너로의 지분 매각도 정당한 지분 질권설정 계약에 따른 것이며, 지분을 저가 매각했다는 게일사의 주장도 기각했다.

포스코건설은 게일사에게 승소하면서 잠재 리스크였던 배상 부담을 덜게 됐다. 또 이번 승소를 통해 외국인 합작개발 사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중재로 송도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이 게일사에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며 “포스코그룹차원에서도 재무적 부담과 미래경영 불투명을 해소하게 돼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마무리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