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땀 뻘뻘, 목·겨드랑이 혹 만져진다면 …'림프종'일 수도
림프관·림프절 등 림프계는 숨은 건강의 조력자이다. 혈액이 도는 심장·혈관을 심혈관계라고 하듯이, 림프계는 T세포,B세포 등 면역세포가 담긴 림프액의 이동 통로를 말한다. 면역력을 관장하는 동시에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거둬들이는 정화조 역할을 한다. 림프계는 혈관과 마찬가지로 온몸 곳곳에 퍼져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을 관리하는 것과 달리 림프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잘못된 방법으로 마사지하다 림프계를 망가뜨리거나 이유 없이 몸이 붓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무시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 림프에도 암이 생긴다? YES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인 림프종은 매년 5000명가량의 신규 환자가 등록될 정도로 드물지 않은 암이다. 보통 60대부터 호발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장기 이식을 받았거나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 등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병 위험이 크다고 보고된다.
우리나라는 특히 림프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가 되는 비호지킨 림프종이 흔하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계를 따라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기침·통증·흉통부터 소화 불량, 체중 감소, 수면 중 과도한 땀 분비와 같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림프종은 일반적으로 작용 기전과 독성이 각각 다른 항암제 여러 개를 조합한 복합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호지킨 림프종보다 치료가 어려운 비호지킨 림프종도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장기 생존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향상됐다.
◆ 암 수술을 받으면 무조건 림프부종이 생긴다? NO
부인암 수술 후 2명 중 1명은 조직액이 쌓여 팔,다리 등이 2㎝ 이상 붓는 림프부종을 경험한다. 난소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암을 완벽히 제거하고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종양과 함께 주변 골반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기에 암을 발견했다면 암세포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림프절을 조직 검사하고(감시 림프절 생검), 여기서 암이 발견되지 않으면 림프절을 제거하지 않을 수도 한다. 수술 즉시 끊어진 림프절을 정맥에 이어 림프액을 '림프절·정맥 문합술'을 통해 림프 부종 발생 위험을 낮추는 병원도 있다.
◆ 림프 마사지를 하면 면역력이 강해진다? NO
T세포나 B세포 같은 림프구는 수많은 면역세포 중 일부에 불과하다. 마사지한다고 림프구가 활성화되지 않고 따라서 면역력이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림프부종 환자는 정체된 림프액을 남아 있는 림프관을 통해 배출시켜야 해 마사지를 꼭 해야 한다. 림프 마사지는 일반 마사지와 달리 아기를 만지는 것처럼 낮은 압력으로 부드럽게 해야 하고 압력,방향 등을 두루 고려해야 불필요한 림프계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어 교육을 받고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림프 부종을 방치하면 통증은 물론 피부가 점점 두꺼워지고, 세균성 감염에 취약해져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만약 부종 부위가 붉게 변하거나 열감이 심하다면 감염 증상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림프 순환을 위해서는 운동해야 한다? YES
림프 순환을 촉진하려면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림프액 순환이 주변 근육의 수축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꾸준히 운동하면 신체 말단까지 수분과 노폐물 교환이 더욱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림프부종 환자도 비만이나 급격한 체중 증가가 부종을 발생·악화시키는 만큼 운동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고, 팔 운동은 일반적으로 팔굽혀펴기 정도의 무게가 가해지는 수준으로 10번 이상 반복할 정도가 알맞다. 운동 시 의료용 압박 스타킹이나 압박 붕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고 하루 6잔 이상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도 림프 순환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박정렬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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