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통증, 손끝 찌릿 '손목터널증후군'
손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 때문에 손은 항상 과부하에 노출되기 쉽다.
손뼈는 왼손·오른손 합쳐 54개다. 손목뼈는 8개, 엄지 손가락뼈는 3개, 검지부터 새끼까지 손가락뼈는 4개씩 16개이므로 모두 27개, 좌우를 합치면 총 54개가 된다.
최근 들어 컴퓨터, 휴대폰 사용이 늘면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집안일로 손을 많이 쓰는 40·50대 주부들은 손목 질환을 달고 산다.
1년 중 가장 바쁜 이맘때쯤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손목과 손목 주변 근육 조직들이 위축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손목 통증이 악화된다.
대표적인 손질환은 찌릿찌릿 손이 저리는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근관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6만9384명으로 하루 평균 464명이 병원을 찾았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부위에서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압박되어 발생한다. 수근관은 손목 앞부분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둘러싸인 좁은 통로를 말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팔과 손을 잇는 힘줄 9개와 신경 1개가 지나가는데, 이 신경을 정중신경이라고 한다. 정중신경은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압박을 받아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수근관증후군의 원인은 과도한 손 사용이다. 손목 관절의 골절이나 탈구, 류머티스관절염 또는 외상으로 인한 부종에 의해서도 수근관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40%가량 발병률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손목 통증이다. 손을 많이 쓸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띤다. 잠을 자다 손이 저려 잠을 깨거나 손목을 구부린 상태로 약 30초 있을 때 저린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다.
자가진단은 양손 손가락을 아래로 한 채 양쪽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최대로 구부린 후 1분간 계속 있을 때 손가락이 저려오면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이 질환은 장기간 방치하면 손가락 부분의 근력이 떨어져 물건을 들었을 때 떨어뜨리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한다.
따라서 통증과 저림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근관증후군 치료는 초기에 약물, 주사·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강호정 연세사랑병원 명예원장은 "최근에는 피부 절개가 적은 최소 절개 감압술과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을 사용해 횡수근 인대(가로손목인대)를 절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며 "치료에 앞서 환자의 증상과 질병의 진행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수부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 명예원장은 이어 "수부에 통증이 발생하게 되면 어느 부위가 아픈지 환자 스스로 잘 살펴보고, 1~2주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나중에 치료를 시행할 때 합병증을 초래할 확률이 높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수술은 부분마취하에 약 10분이 소요되며, 손바닥을 약 2cm만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없다. 1주 정도 부목을 이용해 손목을 고정하며 그 이후에는 손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만큼, 컴퓨터 작업을 할 때도 손목과 손가락을 피아노 치듯 평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
한편 국내 수부질환 명의로 잘 알려진 강호정 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가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 어깨상지센터에 합류해 올해 4월부터 진료를 보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전문의, 적절한 치료와 수술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춰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강호정 명예원장, 정성훈 원장, 김철·김주형 과장 등 4명의 전문의는 연세대 의과대학 선후배, 스승과 제자들이다. 강 명예원장은 연세대 정형외과학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장을 역임하고 2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며 국내 수부질환 치료를 주도해왔다. 이와 함께 연세사랑병원은 국내 2곳뿐인 국제 관절경 스포츠 슬관절 학회(ISASKOS)의 수련기관으로 지정돼 관절경 치료로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