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에 방해되는 발언” 여당 의원 중 첫 이상민 대국민사과 요구[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 회피성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처음 이 장관 사과를 요구하는 공개 발언이 1일 나왔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N에 출연해 이 장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 장관의 발언이 신중치 못 했다”며 “지금 비록 추모의 시간이라고 하지만, 추모의 시간에 맞는 발언을 했어야 하는데, 이 발언은 오히려 추모의 시간을 갖는 데 방해가 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가 있을 것”이라며 “이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야당에서도 추모의 시간을 갖는 의미를 되새겨서 지나친 정쟁으로 발언 자체를 몰고가는 건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이튿날인 지난 30일 “(참사 당일 이태원에) 특별히 우려할 만큼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소방인력 배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내 곳곳에 시위가 있어 경비 병력이 분산됐다”고도 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 장관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 파면까지 요구했다. 다만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장관 발언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니라 추모의 시간”이라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다.

박 의원은 “지금 추모의 시간이라서 추궁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지나친 정쟁은 추모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는 추궁의 시간, 대책 마련의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다”며 “추궁의 시간은 진상을 규명하는 일일 테고, 대책 마련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세월호 사건 이후 집중해야 됐을 부분이 이런(대책 마련) 부분이었다”며 “국가가 압축적인 성장을 하면서 따라가지 못 했던 사회 시스템, 안전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소홀하게 해서 다시 또 이런 참사가 벌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여야는 1일 오후 2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소방청 차장) 등으로부터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현안 보고를 듣는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이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할지 주목된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별도 질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