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년 만에 감소...무역적자는 7개월째 이어져
우리 수출이 2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적자는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1997년 이후 최장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약 75조원),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를 나타내며 무역적자가 6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기는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2020년 말부터 코로나 엔데믹 영향으로 전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2020년 1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수출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10월 수출액은 507억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15대 주요 품목 중 11개가 감소했고, 9대 주요 지역 중 6개 지역의 수출이 줄었다.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17.4%)·석유화학(-25.5%)·디스플레이(-7.9%)·무선통신(-5.4%) 등이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 나란히 감소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이 겹치며 중국·아세안·일본·중남미로 수출도 줄었다. 대(對)중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석유화학·철강 등도 줄어들면서 15.7% 급감했다. 18.3%가 줄었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올 들어 대중 수출은 지난 4월(-4.3%)에 이어 6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폭은 9월의 -6.5%가 가장 컸다. 대중국 수출 감소 영향을 일부 줄여주던 아세안으로 수출도 2021년 2월 이후 20개월 만에 줄었다.
산업부는 “최대 수출 대상 국가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동차·이차전지·석유제품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대미·대EU(유럽연합) 수출액은 역대 10월 1위를 나타냈다.
1~10월 누적적자는 356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이어갔다. 에너지 수입이 10월에도 591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를 심화시켰다. 이 기간 석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8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억달러가 늘어 올 누적적자의 2배를 웃돌았다. 이와 함께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1.9%), 수산화리튬·탄산리튬,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 등 배터리 소재·원료가 포함된 정밀화학원료(57.2%), 스마트폰 등 전화기(8.9%)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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