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원유화… ‘넷제로 시대’ 생존·성장 두 토끼 잡는다
■ 창간 31주년 특집 ‘ 톱 티어’로 질주하라 - SK이노베이션
CLX부지에 재가공 공장 신설 프로젝트
3년간 1조7000억 투자
年 25만t 재활용 공장
매립·소각때 발생하는
탄소 대폭 감축효과 기대
‘그린사업’ 빠르게 전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활용하면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울산 남구에 자리한 SK 울산 콤플렉스(CLX) 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부지. 축구장 22개 크기인 21만5000㎡ 부지에서 터 잡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SK 관계자는 “인류가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를 거쳐왔다고 치면 지금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다”며 “문제는 이처럼 유용한 플라스틱이 환경 파괴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인데, 플라스틱이 원유로부터 만들어지듯 특수 공정을 거치면 다시 원유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비롯한 친환경 분야 투자와 기술 확보를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그린(Green) 사업’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대 도시 유전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꺼내 들었다. SK지오센트릭은 내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1조7000억 원을 들여 CLX 내 부지에 폐플라스틱 25만t(연간 기준)을 품질 좋은 새 플라스틱으로 재가공하는 공장을 신설한다. SK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을 녹여 이물질을 제거한 뒤 깨끗한 페트(PET)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플라스틱을 매립·소각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자해 국내 정유·화학 핵심 사업장인 울산 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고 넷제로를 앞당기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울산 CLX에는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등 SK이노베이션 주요 자회사의 각종 생산시설이 포진해 있다.
울산 CLX의 탄소 감축 노력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LNG로 교체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SK그룹은 2050년 이전에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를 SK가 줄이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행사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선도하는 글로벌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배터리 · 바이오 · 반도체’ 집중투자… 비수도권에 67조
SK그룹이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47조 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향후 5년간 67조 원을 투입해 국내 기반 시설과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는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247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는 특히 BBC 산업 분야에 전체 투자액의 90%를 투입하기로 했다.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투자액이 142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SK는 또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 산업에는 67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는 1조7000억 원 정도를 투자한다.
247조 원 가운데 국내 투자액도 179조 원에 달한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가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도 향후 5년간 67조 원을 투자한다. 비수도권 투자 분야는 △반도체·소재 30조5000억 원 △그린(친환경) 22조6000억 원 △디지털 11조2000억 원 △바이오·기타 2조8000억 원 등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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