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지금 이 순간, 남궁민의 시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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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은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김재현 신중훈)에서 감정의 온도를 연기에 담아내는 구획으로 사용한다.
다양한 온도를 오가는 남궁민의 연기는 차분하고 정교한 이미지 변화로 인물의 감정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천지훈의 다단함은 이러한 남궁민의 넓은 연기 구현의 폭에서, 그리고 절대 안주하지 않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완전한 캐릭터로 화면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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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남궁민은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김재현 신중훈)에서 감정의 온도를 연기에 담아내는 구획으로 사용한다. 현재의 천지훈을 미지근한 수온(水溫)으로 떠내 첫 장을 채운 뒤, 과거 시점으로 옮겨오며 발화점의 뜨거운 모습으로 2막을 메운다. 남은 막에서도 물과 불을 끊임없이 오가며 안면의 온도를 담금질한다. 남궁민의 얼굴 속 뚜렷한 온도 변화는 '천원짜리 변호사'를 복합 장르로 만들며 모두의 취향을 포용하는 대중적인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도록 이끈다.
다양한 온도를 오가는 남궁민의 연기는 차분하고 정교한 이미지 변화로 인물의 감정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현재 시점에서 대놓고 PPL을 소화해야 할 때는 안면몰수 한 극대치의 뻔뻔함으로 차분한 청량감을 선사하고, 회상이 시작되면 낯빛의 온도를 저점으로 섬세하게 파고들어 단숨에 분위기를 전복한다. 회상 속에서 남궁민은 공허 속에 공전하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계기로 점차 마그마처럼 끓어오른다. 그리고 끓어오른 감정을 이성이라는 냉기로 덮은 채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남궁민은 어떠한 계기로 변모하는 사람의 감정을 피부에 와닿도록 섬세하게 묘사하고, 그것을 대중이 원하는 그림으로 전달한다. 이것은 그가 과거 인터뷰에서 "스스로 기름칠하지 않고 발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연기라는 엔진에 수시로 기름칠하며 원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 것과 같다.
더욱이 천지훈은 남궁민이 대중 앞에서 보여준 이미지의 종합판 같다. 보기만 해도 웃음나는 넉살 좋은 얼굴은 '김과장'의 김성룡을 연상시키고, 자신의 일에 열심인 모습은 '스토브리그'의 백승수와도 닮아 있다. 그리고 과거 연인 이주영(이청아)에게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며 말간 웃음을 보여주던 모습은 '로맨스가 필요해3'의 태윤의 모습이 겹친다. 이들은 남궁민이 시청자로부터 사랑받아온 얼굴들이고, 남궁민은 그들을 그대로 떠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름칠로 광을 내 한 수 위의 연기를 보여준다. 천지훈의 다단함은 이러한 남궁민의 넓은 연기 구현의 폭에서, 그리고 절대 안주하지 않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완전한 캐릭터로 화면에 담긴다.
뒤늦게 안방극장의 대세 반열에 오른 그는 마흔 중반에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쥐고흔든다. 트렌디한 감각을 잃지 않고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모습을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며 말이다. "트렌드는 작품을 통해서만 형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열린 생각이 더 중요하다. 연기도 시대의 흐름이 있다. 인기 있는 드라마라고 해서 그 작품에 출연한 모든 배우의 연기가 트렌디했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소신을 드러냈던 그의 지난 발언들과도 상통한다. 고이기를 거부하고 계속해서 맑은 물을 퍼다나른 그는 우물이 아닌 강이 되고자 분주히 노력했고, 덕분에 오늘날의 스포트라이트를 얻어냈다.
그렇게 남궁민은 어떤 작품에 출연하건 대중이 자신을 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근사한 연기로 늘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덕택이다. 그리고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정점의 순간에 개인사의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하며 배우로서, 또 한 남자로서 대중이 그에게 더더욱 시선을 떼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인기 절정의 순간에 한 여자만의 남자가 되겠다 대중 앞에 공표한 것은 드라마보다 더한 순애보의 로맨틱함으로 대중의 더 큰 애정을 피워냈다. 지금 이 순간, 남궁민의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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