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폴리카보네이트를 전자제품 외장 원료로… ‘완벽 선순환’ 첫발

이승주 기자 2022. 11.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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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연구원이 전북 익산 공장에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PCR PC의 물성 향상 실험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 창간 31주년 특집 ‘톱 티어’로 질주하라 - LG

LG화학 PCR PC 연구… 친환경 기술개발 총력

PCR PC 물성 · 외관 연구

일반적 플라스틱에 비해

제조부터 탄소배출 적어

애플 등 빅테크가 수요처

車 · 산업재 업체서도 문의

익산 =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지난달 21일 전북 익산시 LG화학 제2공단에 있는 LG화학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소재 개발센터 및 실험실. 연구원들은 쌀 입자 크기의 투명한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들여다보며 연구에 여념이 없었다. 이 알갱이들은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 내외장재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충격·고내열 플라스틱 합성수지인 폴리카보네이트(PC)라고 했다.

특히 일반적인 PC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PC였다. LG화학 익산 공장에서는 이 알갱이들을 다시 전자제품 혹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탈바꿈시켜 소비자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우수 LG화학 연구원(선임)은 “소비가 끝난 폐플라스틱을 회수 후 재가공한 PC를 사용 후 폐기물 재활용(Post Consumer Recycle·PCR) PC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는 PCR PC 샘플의 물성과 외관을 테스트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원료 제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의 완벽한 자원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 이를 화학업계 전반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최근 각 국가나 기업들이 도전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LG그룹이 친환경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과거 재활용 플라스틱은 품질의 한계로 인해 각 산업에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일반적인 플라스틱에 견줘 제조 단계에서의 탄소배출량이 적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비율을 최대한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마켓 애널리틱스(GMA)’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엔 598억 달러(약 85조99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비롯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의 주요 수요처”라고 설명했다.

화학사들은 재활용된 PCR 소재와 기존의 소재를 특정 비율(20∼85%)로 섞어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물성의 친환경 제품을 최종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PCR PC를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는 첨단전자제품 시장을 보면, 과거엔 고객사들이 ‘EPEAT(Electronic Product Environmental Assessment Tool)’라는 미국의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PCR를 도입했으나, 최근에는 EPEAT 인증 획득과 무관하게 PCR 함량을 극대화할 것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아가 EPEAT 인증과는 무관한 자동차, 산업재 시장에서도 PCR PC 소재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원하는 만큼… 동일한 품질 · 색상 구현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분류된다. 화학적 재활용의 경우 경제성 및 기술 완성도 부분에서 아직 보완돼야 할 사항이 많지만, 기계적 재활용은 원료 소싱과 제품 처방 개발 기술이 바탕이 되면 활용 가능한 기술이다.

기계적 재활용은 원료 회수 루트에 따라 ‘사용 후 폐기물 재활용(Post Consumer Recycled·PCR)’과 ‘생산 공정 폐기물 재활용(Post Industrial Recycled·PIR)’으로 분류할 수 있다. PIR는 제품 생산 중에 발생하는 스크랩(Scrap)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대부분 생산 현장에서 원가 절감 목적으로 재활용된다. PCR는 최종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수년간 사용된 후 폐기된 제품의 폐플라스틱을 회수해 분류, 재가공한 원료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 수준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PCR 플라스틱의 원료는 다양하지만, 일반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같은 품질을 유지하며 활용하기에는 PCR 제품 원료의 품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반면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가 10년 이상 관련 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토대로 만든 PCR 폴리카보네이트(PC)는 일반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동일한 품질, 색상 등을 구현할 수 있다고 LG화학은 밝혔다. 재활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져 플라스틱들을 재활용품으로 분리하긴 하지만, 플라스틱의 종류별로 재활용되는 정도는 아직 부족하다는 게 화학업계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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