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디에잇의 반전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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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촬영을 굉장히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오늘은 어땠어요?
물론 재미있었죠. 오늘 입었던 옷들은 평소에도 제가 좋아하는 룩이고요. 특히 릭 오웬스가 좋았어요. 입는 자체로 행복했죠. 진짜 모델이 된 기분?(웃음) 오늘의 촬영으로 저의 감정 표현 등에 대한 보완할 점도 찾을 수 있었어요. 더 연구해야죠.
평소에 입지 않는 스타일을 도전했을 때는 어떤 기분이 들어요?
역시 난 패션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하죠. 남의 눈에는 다소 과한 스타일도 저는 도전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해져요. 새로운 스타일에 특별한 거부감도 없고요, 남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죠?
맞아요. 과도기도 있었어요. 한 3년간은 굉장히 많은 시도를 했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저렇게 입었지?’ 싶은 옷들도 있죠.(웃음) 그 시기를 겪고 나니 패션이 조금 편해졌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을 찾아 입으려고 해요.
최근에 꽂힌 패션 아이템이 있나요?
아무래도 가을이니까 롱 코트. 스카프나 머플러도 좋아해요.
모델로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던데요? 특히 애티튜드적인 부분에서요.
옷마다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싶어요. 화보 찍을 땐 최대한 옷에 맞는 분위기를 생각하며 포즈를 신경 써요. 이왕이면 디자이너가 옷을 만든 의도를 최대한 표현하고 싶죠.
좋아하면 나만의 것이 갖고 싶기도 하잖아요. 디자인해보고 싶진 않아요?
아예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요, 지금은 워낙 바쁘니까요.(웃음)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예요, 내 브랜드.
반면 취미는 반전 매력이던데요? 명상이나 다도를 좋아한다고요.
사실 비보잉, 언더그라운드에서 춤추는 댄서였기 때문에 그 모습이 제일 편하긴 해요. 이미 생활에 녹아든 부분도 있고요. 근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런 모습뿐 아니라 다양한 저를 발견하게 돼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찾다 보니 제 마음속 깊은 곳을 즐길 수 있는 명상이나 다도 취미를 갖게 되더라고요. 이제 저를 가라앉힐 수 있는 취미를 찾아가게 된 거죠.
다도도 깊이 들어가면 복잡한 취미잖아요. 다기도 꽤 모았나요?
물론.(웃음) 다기는 컬렉션별로 사서 모으진 않고요. 취향 따라 마음에 드는 다기가 있을 때마다 하나씩 사 모아요. 취향은 계속 변하다 보니 숙소에 이미 몇십 개가 있네요. 최근엔 사 모으기보단 이미 갖고 있는 다기 중에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 쓰고 있어요.
즐겨 마시는 차가 있다면요?
저는 무조건 보이차. 속이 약한 편이라 몸이 따뜻해지는 성질의 차가 좋더라고요. 다도에 익숙하지 않은 지인에게 대접할 때는 우롱차를 우려요.
커피처럼 블렌딩해서 마시기도 하나요?
차의 매력이기도 하죠. 여러 가지 맛을 테스트하기도 해요. 특히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상대에게 어울릴 듯한 차를 우리기도 하고요. 취향을 맞춰가기도 하죠. 그러다 보면 두 시간이 훌쩍 가버려요.
디에잇이 빠질 수밖에 없던 다도의 매력을 꼽는다면요?
다도하는 과정 자체에서 차분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요.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면 대화도 더 진지해지죠. 다도는 깊은 속마음까지 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어요. 마음도 편해지고 건강에도 좋고요. 제가 워낙 따뜻한 걸 좋아해요.
주변에 다도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없죠.(웃음) 대부분 커피나 술을 즐기잖아요. 저도 그랬죠. 그 시기가 단지 조금 빨리 지나갔어요. 반대로 다도를 하며 술을 더 즐기게 됐어요. 예전에는 술은 취하려고, 놀려고 마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다도를 통해 술 자체의 맛까지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좋은 사람과 좋은 분위기를 즐기는 방식으로 바뀌었고요.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술을 더 찾게 됐어요. 음식도 마찬가지죠. 예전에는 배부르게 먹으면 그만이었는데요. 이제는 색다른 조합을 찾아 먹거나, 식감에 더 집중하게 됐어요. 다도를 시작하고 미각, 시각, 후각까지 전부 레벨이 올라간 느낌? 더 다양한 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됐어요.
친구 없이 취미 즐기는 게 외롭지 않아요?
다행히 저는 다도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그 속에서 차나 다기도 서로 나누고요. 아직 저는 다도 병아리여서 주변 선배들에게 얻는 것들이 많죠. 저도 얼른 성장해서 좋은 차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도 외에 전시회나 갤러리 가는 것도 좋아한다면서요?
좋아하기도 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더 다니려고 해요. 최근에 미국 투어 공연하면서, 콘서트 전 두세 시간만이라도 일찍 일어나 전시를 보러 다녔어요. 잠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한 달 정도 다니다 보니까 확실히 공부가 됐어요. 제 취향도 알게 되고요. 정식으로 그림을 공부해본 적은 없어서 이전에는 단지 ‘예쁘다’에 그쳤던 생각이 깊어지더라고요. 화법, 시대 배경이나, 작가가 작품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의도까지 짚게 돼요. 그것들이 제 감정을 표현할 때 컬러나 느낌을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재료가 되기도 해요.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로서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앞으로도 의식적으로 더 보려고 해요.
최근 본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모네요. 원래도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이전에는 막연하게 그림이 예쁘고 오묘해서 좋았어요. 근데 모네는 평생 빛을 쫓아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대요. ‘빛을 쫓아다니는 화가’라니, 너무 멋있잖아요. 평생 하나에 몰두하며 그 안에서 순간의 영감을 캐치하고, 자신만의 회화 기법을 만들었죠. 그 사람의 일생도 너무 인상 깊어요. 사랑할 때, 이별했을 때, 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할 때의 감정이 그림에 모두 담겨 있어 뭉클하고요. 작품을 보고 배우면서 모네라는 사람 자체를 존경하게 됐어요.
감상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도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아요?
실제로 그림을 좀 그렸어요. 4년 전부터 조금씩 그렸는데요, 사진도 찍고요. 요새는 안 해요. 안목은 높아지는데 실력이 따라주질 못해서요.(웃음) 제 그림이 성에 안 차요. 3개월 정도 정식으로 배우기도 했었는데, 접었어요. 복잡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되려 흥미도 떨어지고, 오히려 그리기 어려워졌달까요? 슬슬 극복하고 다시 그려야겠죠.
훗날 그린 그림을 보여줄 의향도 있나요?
아직은 부끄러워요. 많이 부족한 실력이에요. 평생 자기 인생을 걸어 예술 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죽을 때까지 빛을 보지 못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제가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쉽게 주목받는 건 경계하고 싶어요. 자칫 너무 가벼워 보일까 봐요. 오직 저를 위해서 그린 순수한 그림이라면 기회가 된다면 보여줄 수 있겠지만요.
“뭔가를 하게 되더라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는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살고 싶어서 계속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죠.”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게 되는데요. 디에잇이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여전히 화보나 패션 관련 활동은 욕심나요. 할 때마다 행복해요. 개인적으로 모델로 쇼에 오르고 싶기도 하고요. 제 이미지와 맞는 브랜드와의 협업도 좋아요. 별개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하고 싶어요. 요즘은 즐겁게 일하는 게 더 쉬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예능 출연은 많이 해보지 않아서 아티스트로서 제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어요. 저랑 맞는 거, 맞지 않는 걸 제대로 알고 싶어요.
예능이라면 어떤 예능이요?
가리는 거 없어요. 해봐야 맞는지 안 맞는지 알기 때문에. 아직 해보지도 않았는데 섣불리 난 이게 더 맞을 거 같다고 단언하고 싶지 않아요. 리얼리티도 좋고, 토크쇼도 좋아요. 감동이 있는 것도, 웃음이 넘치는 가벼운 느낌도 다 좋아요. 망가질 준비가 돼 있어요.(웃음)
연기는 어때요?
아직 제게는 너무 일러요. 제가 좀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때 연기를 고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무대 위에서나 화보 촬영을 하면서 순간의 감정이나 표정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는 데에 집중하고 싶어요.
이제 곧 연말이죠. 개인적으로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나요?
어떤 걸 꼭 이루자는 구체적인 목표는 아니지만요. ‘여유롭게 살자’라는 마인드를 장착하려고 노력한 한 해였어요. 결코 쉬고 싶다 이런 뜻은 아니고요. 제가 원래 성격이 굉장히 급해요. 뭘 하기 전부터 이것저것 상상부터 하고요, 그러면서 조바심을 내요. 그래서 뭔가를 하게 되더라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는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살고 싶어서 계속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죠.
그렇다면 그 목표는 몇 퍼센트 정도 이룬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일 년이란 단기간에 완전히 이루기는 힘들 거 같아요. 또 이런 마인드는 평생 가져가야죠. 그래도 최근엔 확실히 효과가 있었는지 일도 더 재미있어요. 제가 지내는 환경은 똑같은데 마인드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거 같고요. 확실히 여유로워지니까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어요. 주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고요. 이제는 일평생의 목표가 됐어요.
그 에너지를 이어 내년에도 즐겁게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네, 세븐틴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요. 그만큼 캐럿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한 해를 보내면 기쁠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씀드렸던 화보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 즐겁게 연말 마무리하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Contributing Editor : 최한나 | Photography : 김참 | Stylist : 최영회(구십일) | Hair : 문현철(블로우) | Make-up : 김시진(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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