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차종 SDV로 전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2배로”
■ 창간 31주년 특집 ‘톱 티어’로 질주하라 - 현대자동차
2030년 총 323만대 판매… 글로벌 라인업 구축
전동화 최적화 시스템전환
화성에 PBV 전기차 공장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
무선업데이트 모두 장착
로봇과 연계 ‘새로운 경험’
지난달 14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기아 전기차 특화 복합문화공간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는 100명이 넘는 고객으로 북적였다. 기아가 최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EV6 GT 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직전 본능 레이싱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EV6 GT 구매자로, 거주지는 서울, 경기 포천, 충남 천안·당진 등 다양했다. 이날 경기는 2명씩 겨루는 32강 토너먼트로, 모션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직선 코스 목표 지점에 먼저 도달하는 쪽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가상 경기였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기아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1대당 1억 원에 육박하는 모션 시뮬레이션을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엔진회전수(RPM)를 높여 출발하는 등 자신만의 빠른 출발 비법을 선보였다.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12% 점유 목표 =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동화 체제 전환을 가속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13종 이상, 기아는 2027년까지 총 14종의 전기차 글로벌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놨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총 323만 대를 판매해 2021년 6%였던 점유율을 12%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향후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는 2030년까지 총 21조 원을 투자한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연 15만 대 생산 규모의 신개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대전환 = 현대차그룹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하고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고도화·내재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총 18조 원을 투자한다. 우선 고객들이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2025년부터 판매하는 모든 차에는 성능과 기능 업그레이드 기능이 있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장착하기로 했다. 앞으로 계속될 소프트웨어 기반의 자동차 혁신을 고객이 지속해서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목적 기반 모빌리티,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美에 로봇 연구소… 세계서 AI 투자 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회사지만 세계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가 단순히 자동차를 넘어 이용의 경험과 가치를 높이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미래 신사업 핵심 성장동력인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로봇 AI 연구소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를 설립하고, 국내에는 미래차 시대에 신속한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SW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로봇 AI 연구소에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가 총 4억2400만 달러를 투자한다. 로봇 AI 연구소에서는 로보틱스 역량을 강화하고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R&D)이 추진된다. 운동지능, 인지지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로봇 제어의 한계를 시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 체계 조기 전환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SW 센터도 국내에 설립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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