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사이버 시운전 · VR 엔진수리… ‘스마트 조선’ 최강자 도약

이근홍 기자 2022. 11. 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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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한국조선해양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센터’에서 회사 관계자가 디지털 트윈을 바탕으로 한 가상 시운전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창간 31주년 특집 '톱 티어'로 질주하라 - 현대중공업그룹

친환경 · 디지털 선박 패러다임 주도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

극한조건도 시뮬레이션

시운전 기간 줄고 비용↓

2030년‘스마트 조선소’

설계 · 생산 등 FOS 가동

성남=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지난달 17일 경기 성남시 한국조선해양 사이버네틱스 연구실.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HILS)센터’에 들어서자 정면의 대형 화면 속에 선박 선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방향키를 조작하자 화면 속 선박이 함께 움직였고 자율운항을 작동하자 울산 장생포항 인근을 완벽하게 구현한 환경 속에서 배가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비결은 디지털 트윈을 바탕으로 개발된 기관·항해 통합 시운전 기술(HiDTS-VCS)이었다. 류승협 한국조선해양 사이버네틱스 연구실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사이버 시운전은 실제 시운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극한의 조건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며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기간을 줄여 비용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힐스센터 내 또 다른 공간에는 선박 엔진 수리 등을 연습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기도 배치돼 있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버튼을 조작하면 엔진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실제 배에 탑승하지 않고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과 친환경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조선산업 혁신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미래 조선업 분야에서 ‘퍼스트무버’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객선 가상공간 시운전 성공·해외에서도 기술력 입증 =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설계에서 건조, 운항 등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월 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와 힐스에서 실시한 시연회에서 스마트여객선 가상 시운전에 성공했다. 시운전에 투입된 스마트 여객선에는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과 전기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이 적용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시연회에서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실제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상공간에서 재연했다.

◇세계 최초 스마트조선소 전환 속도 =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최초로 2030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스마트조선소로 전환하기 위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FOS는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 관리를 효율화하는 프로젝트다.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지도의 선박을 클릭하면 실시간 건조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보여주는 가상조선소 플랫폼 ‘트윈포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단계인 ‘연결되고 예측 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은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최종 구축될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에서는 스마트 기술과 로봇으로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돼 생산성이 30%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수주 90척에 친환경 연료 엔진 장착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친환경·차세대 선박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8척 중 32척(41%)을 수주하며 LNG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선박 221척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중연료 엔진이 탑재된 친환경 선박이었고, 올해도 현재(10월 13일 기준)까지 수주한 184척 중 90여 척에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액셀러레이트 에너지로부터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17만㎥급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1척을 최근 수주하기도 했다. FSRU는 해상에서 LNG를 기화시켜 육상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특수 선박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복합 위기 속에서 글로벌 선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 원천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연료전지를 대형 선박에 적용하는 실증 사업을 위해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과 두산퓨얼셀, 하이엑시엄,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조선·해운업계는 친환경과 디지털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혁신하고 있다”며 “이번 연료전지 선박 실증을 통해 향후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선점하고 해양 탈탄소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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