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뉴욕 타임스스퀘어, 하루 100만명 넘게 몰려도 대형사고 없는 이유
미국 등 선진국은 대형 행사 등에 사람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될 경우, 연방 정부 및 소방·경찰 당국이 상세한 ‘대규모 인파(人波) 관리’ 매뉴얼을 바탕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한다. 군중 규모가 커 통제가 어려워지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기에 관련 당국이 미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은 대형 행사가 있을 경우 ‘압사 방지’를 위해 위기 관리 컨트롤타워인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2005년 만든 ‘특수 상황 비상 계획(Special Events Contingency Planning)’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1일 뉴욕 특파원발로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22쪽 분량의 이 지침은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은 외부 행사 때는 1인당 공간이 최소 0.3~0.5㎡ 필요하다며 ‘적정 관중 밀도’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1㎡당 2~3명 이상 몰릴 경우엔 당국이 미리 관련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도 포함됐다.
“군중 충돌(crowd crush)을 막기 위해 (구조 작업 등에 필요한) 여분의 비상 공간이 확보돼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특히 대형 군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당국이 사람이 모이는 곳을 구획화(sectoring)하거나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의 조치로 적절히 공간을 분리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군중 밀집을 신경 쓰는 것 외에도 사고가 날 것을 대비해 항상 비어 있는 공간을 확보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매뉴얼에 따라 미 당국은 일정 구역에 군중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사방에 바리케이드를 쳐 더 번잡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이동을 어느 정도 제한해 군중이 한쪽으로 급속히 몰리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바리케이드로 구획된 곳들 사이에 공간을 남겨놔 군중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 FEMA 산하 재난관리교육원(EMI)은 미 전역의 공무원(안전 관련)과 소방관, 경찰 등을 대상으로 이 매뉴얼을 숙지하도록 한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매년 열리는 새해맞이 행사 ‘볼 드롭(ball drop)’에 매년 100만~200만명이 몰리지만, 좀처럼 대형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이런 안전 조치를 철저하게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매년 마지막 날 열리는 볼드롭은 해가 바뀌는 순간 큰 크리스털 볼을 43m 아래로 떨어뜨리는 행사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운집하는, 뉴욕을 넘어 미국을 상징하는 초대형 이벤트다. 미국 전역에서 10만명 넘게 몰린 2021년 9·11 테러 20주년 행사 때는 폭발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반경 100m 정도는 뉴욕 경찰(NYPD)이 구획별로 통제,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게 했다.
여기에 더해 미 법무부 산하 법무지원국(BJA)은 지난 2013년 미 싱크탱크 CNA와 협력해 연방 정부와 주 정부 당국이 참고할 수 있는 ‘대규모 인파·행사 관리 매뉴얼(LSSE)’을 발표했다.
이 매뉴얼은 “(당국이) 특정 행사에 대한 안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특정 장소에) 허용되는 최다 인원을 설정해야 한다”며 “특히 (행사 참석) 인원의 연령·성별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어린이와 노인으로 구성된 관객은 의료 시설이 더 필요한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청소년이나 성인보다 ‘압착 부상(crush injury)’을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 등에서 자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대형 행사에 참석할 경우에 지켜야 할 권고 사항을 소개하고 있다. ‘군중 충돌’에 휘말렸을 경우, 권투 선수처럼 가슴 앞에 손을 댈 것(숨 쉴 공간 확보), 군중의 힘에 저항하지 말 것, 움직임이 소강 상태를 보이면 대각선으로 이동해 군중의 가장자리로 이동할 것, 넘어질 경우 몸을 공 모양으로 말아서 스스로를 보호할 것 등의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대차가 공들이는 인도… 벤츠·BMW도 적극 공략
- [체험기] 애플 인텔리전스, AI가 영문 기사 요약·사진 편집… “늦게 나왔는데 특별한 건 없네”
- [인터뷰] AI로 심혈관 치료하는 의사 “환자 비용과 의료진 부담 동시 줄인다”
- 올해 개미 평균 31% 손실 … 남은 두 달, 반전 가능할까
- [실손 대백과] 치료·수술 사용 ‘치료재료대’ 보험금 받을 수 있다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준비하러 대학 일찍 간 과학영재들, 조기진학제 손 본다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단독] 서정진 딸 관련 회사 과태료 미납, 벤츠 차량 공정위에 압류 당해
- [단독] ‘레깅스 탑2′ 젝시믹스·안다르, 나란히 M&A 매물로 나왔다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