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취소했지만…'직접 인사' 김재중·이찬원의 참된 예의
공연은 부득이하게 취소했지만, 팬들을 위한, 팬들에 대한 예의는 끝까지 차린 김재중과 이찬원이다.
지난 달 29일 발생한 이른바 대규모 이태원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기고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된 가운데, 김재중과 이찬원은 예정돼 있었던 공연을 취소하면서 추모와 애도의 뜻에 동참했다. 하지만 고심 끝 다소 급하게 내린 결정에 일부 팬들은 공연이 진행 될 예정이었던 현장을 찾았고, 김재중과 이찬원은 직접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그 진정성을 엿보이게 했다.
먼저 김재중은 지난 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일본 5개 도시 전국 라이브 투어 '2022 J-JUN LIVE TOUR ~Fallinbow ~'('2022 재중 라이브 투어 ~폴인보우~') 취소를 공연 2시간 전 최종 확정했다. 당시 공연장까지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던 김재중은 일본 프로덕션과 심도 깊게 협의하고 또 고민했지만 '추모가 우선'이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취소'를 공지하는 것은 쉽지만, 취소에 대한 후폭풍은 상당하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들였던 시간과 공을 그대로 날리는 것은 물론, 금전적 피해도 상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김재중의 콘서트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진행되는 것이었기에 그대로 공연했다 하더라도 이해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중은 조국에서 발생한 엄청난 사고 소식에 고심 끝 강력한 의지로 결단을 내렸고, 이후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넸다.
김재중은 "한국에서 참혹한 사고가 일어나 마음이 괴롭다. 많이 고민하고 스태프들과 끝까지 협의하느라 공연 연기 발표가 늦어졌다. 해외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한국 아티스트가 저밖에 없다고 알고 있어 계속 신중하게 고민했다. 여러분과 제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참사에 대한 아픔과 팬들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보이기도 한 김재중에 팬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아티스트의 뜻을 공감했다.
이찬원은 공연과 관련,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봉변을 당하기도 했지만 팬들에 대한 마음 하나 만큼은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 시켰다. 이찬원은 지난 달 30일 전남 화순에서 진행된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 참석했다. 사고 발생 후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고, 전국의 크고 작은 축제가 일제히 취소됐던 상황에서 해당 축제는 취소되지 않았고 이찬원 역시 참석에 뜻을 보였다.
다만 이찬원 측은 일찍부터 행사 주최 측과 "참석은 하지만 무대에서 노래는 부르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조율을 마쳤다. 주최 측도 행사에 앞서 관련 입장을 고지했다. 이에 검은 양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이찬원은 "국가 애도 기간이라 노래는 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다. 행사장에서 함성 및 박수를 자제해 달라"며 인사하고 부탁했다.
노래를 할 수 없기에 참석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었던 이찬원이다. 그러나 이찬원은 '참석'이라는 사전 약속을 지키면서, 자신을 보기 위해 모였을 팬들을 위해 4시간을 달려 전라남도까지 향했고, 몇 마디의 인사를 위해 무대에 올라 최선의 예의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객들은 아쉬움의 야유를 보냈고, 한 남성 관객은 무대에서 내려오는 이찬원과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쏟고, 매니저와는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축제 자체가 취소된 것이 아니고, 이찬원 외 다른 참석자들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고, 일각에서는 흥을 유도하기도 해 이찬원의 단호해 보이는 입장이 오로지 이찬원만 기다렸을 관객들에게는 섭섭함을 자아냈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는 이찬원을 직접 보고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을 터. 하지만 소위 이름 값 있는 가수이기에 더 더욱 지켜야 했을 뚝심이다. 사건을 접한 대중들과 팬들은 그의 진심을 잘 알기에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최소 수 만 명의 인파가 몰려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54명이 사망하고 149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정부는 오는 5일 자정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 이에 연예계도 올스톱 됐다. 영화·방송·가요 등 각 업계는 예능 등 방송을 결방하고 뉴스 특보 체제로 변경하는가 하면, 앨범 발매를 연기하고 콘서트·제작보고회 등 대부분의 행사도 전면 취소하면서 추모에 동참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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