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김현식…11월1일 더 그리운 불멸의 뮤지션들

이재훈 2022. 11. 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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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재하. 2020.10.27. (사진 = 유재하 장학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유재하(1962~1987), 김현식(1958~1990)은 11월 첫날이면 더 그리운 불멸의 뮤지션들이다. 1일은 두 사람의 기일이다. 각각 35주기, 32주기를 맞았다.

유재하는 1987년 11월1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불과 25세였다. 김현식은 1990년 11월1일 간경화로 세상과 작별했다. 서른을 갓 넘긴 나이였다.

두 사람은 음악적 인연도 있다. 1986년 유재하는 김현식의 백밴드였던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건반주자를 잠시 지냈다. 그 때 멤버들이 쟁쟁했다. 듀오 '봄여름가을겨울' 멤버들인 김종진(기타)과 고(故) 전태관(드럼) 등도 함께 했다.

음유시인으로 통하는 유재하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등의 밴드에서 키보드를 맡았다. 무엇보다 클래시컬 팝 앨범 1장으로 대중음악계에 한 획은 그은 싱어송라이터로 평가 받는다.

1987년 8월 내놓은 데뷔작이자 유작 '사랑하기 때문에'가 사후에 영향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우울한 편지' '지난날' '가리워진 길' '사랑하기 때문에' 등 수록곡 대부분이 인기를 끌었다.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서 화성학, 대위법 등을 배운 그는 한국형 팝 발라드의 문을 연 개척자로 불린다.

고인을 기리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갑작스런 사망으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자 유족이 음원 수익금 등으로 장학회를 설립, 신인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한 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도 CJ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33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열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동안 조규찬, 고찬용, 유희열, 김연우, 강현민, 루시드폴, 이한철, 방시혁, 자화상(정지찬·나원주), 스윗소로우 등 300여명의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다.

1980년 1집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데뷔한 김현식은 걸출한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는다. 점차 나빠지는 건강 탓에 목소리 역시 점점 탁해졌는데, 그것이 오히려 매력이 됐다.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뮤지션으로 통한다. 정해진 형식이나 틀을 벗어난 '순수한 사랑'을 노래해 '사랑의 가객'으로도 불린다. 아픈 몸으로 인해 갈라지고 탁한 생소리가 고독과 상처받은 이들에게 카타르시스 효과를 줬다는 평도 있다.

[서울=뉴시스] 김현식. 2021.11.01. (사진 = 슈퍼맨씨엔엠 제공) photo@newsis.com

'넋두리'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의 대표곡을 남겼다. 1986년 발표한 3집에는 유재하가 만든 '가리워진 길'이 실려있다. 김현식 사후에 발표된 정규 6집은 2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음악적으로 계속 조명되고 있다. 재작년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 음원이 순차적으로 발표된 데에 이어, 작년 8월 컴필레이션 앨범이 공개됐다. 또 지난 몇년 간 김현식의 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공연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2004년 발표한 정규 2집 '하이 소사이어티'에 유재하·김현식에게 헌정한 '11월1일'을 실었다. 세 멤버는 전설이 된 두 가수를 이렇게 그리워했다.

"피아노와 통기타 멜로디로 꿈을 채웠고 / 현실보다 그사람은 음악을 사랑했었죠 / 오(Oh) 그 지난날 난 다른 길에 발 딛고 / 무대 위에서 내게 보내던 분홍빛깔 미소 아직도 / 그때가 그립다 그땐 사랑과 열정이 독이 될 줄 몰랐으니깐 / 괴리감은 천재성의 그림자"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정부가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함에 따라 올해 일부 김현식 추모 행사가 취소됐다. 김장훈은 이날 가수 권인하, 김종서와 함께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제3회 추억콘서트'를 열고 김현식을 추모하려고 했으나, 전날 취소했다. 김장훈은 "너무 황망하고 생각이 많은 생각이 많은 날이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다음을 기약함을 양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7'은 오는 4일 오후 8시50분 예정대로 김현식 편을 내보낸다. JTBC 측은 김현식에 대해 "수많은 명곡으로 국민들의 감정을 위로해 온 영원한 사랑의 가객"이라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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