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울창 이야기] 감흥 없다는 형제 감독 대결, 잘 생긴 사람 내기 어떨까?

이재범 2022. 11. 1. 0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이재범 기자] 관심이 쏠리는 맞대결이 하나 생겼다. 조상현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쌍둥이 형제 감독 대결이다. 정작 두 감독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러면 보는 사람도 흥미가 떨어진다. 맞대결에서 이긴 감독이 더 잘 생긴 걸로 하면 어떨까?

창원 LG는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조상현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현주엽, 조성원 감독에 이어 소속팀 선수 출신에게 연이어 지휘봉을 맡겼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이 계약기간 1년을 남겨놓고 총감독으로 물러나자 조동현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어느 스포츠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쌍둥이 형제 감독의 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당연히 쏠릴 수 밖에 없다.

두 감독의 첫 공식경기 맞대결은 KBL 컵대회 준결승에서 이뤄졌다. 동생인 조동현 감독의 현대모비스가 82-78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조상현 감독은 “그것(형제 감독의 대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시는 건 고마운데 선수시절부터 많이 들었다”며 “승부를 봐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자리다. 더 준비를 하는 것보다 경기를 이기고 지는 거다. 경기를 치르면서 더 발전하는데 맞출 생각이다”고 형제 감독 대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조동현 감독은 “(조상현 감독이) 잘 준비를 해서 온 거 같다. 내가 감히 조상현 감독을 평가할 수 없다. 둘 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치러준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LG를 상대했는데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그 부분은 고맙다”고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정규리그에서는 처음으로 맞붙었다. KBL 컵대회는 예고편이었다면 이제부터 두 형제 감독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두 감독의 반응은 컵대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조동현 감독은 “어제(29일) (창원체육관에) 오니까 안 보이더라(훈련 전후 양팀이 엇갈리며 감독끼리도 잠깐 담소를 나누는데 이날은 두 팀이 같은 시간 훈련(현대모비스는 창원체육관, LG는 보조경기장) 했음)”며 “형이 더 부담이 되지 않겠나? 동생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나 부담이 클 거다. 대표팀 감독님께 한 수 배우겠다(웃음)”고 했다.

조상현 감독은 “감정이 없다(웃음). 지금 특정 팀을 가족이라고 해서 신경 쓸 겨를도 없고, 지금까지 그렇게 준비해왔다”며 “선수 시절부터 듣던 이야기다. 형제들이 전화를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만나면 안부 정도 묻는다. 똑같이 준비했다”고 했다.

이번에는 조상현의 LG가 79-68로 승리하며 KBL 컵대회에서 패한 아쉬움을 씻었다.

승리의 주역이었던 이재도는 “이번 시즌 내내 쌍둥이 감독 맞대결로 말이 될 거 같다. 컵대회와 오늘(10월 30일) 주고 받았다. 2라운드 때도 그럴 거다. 선수들도 살짝 부담이 있는 거 같다”며 “우리 감독님이 형이다. 그러니까 지면 안 될 거 같고, 다음 날 훈련이 걱정되는 면도 있다. 경기 전에 더 집중하자고 했다. 제 생각에는 감독님들도 신경을 쓰실 거 같다. 말로 안 쓴다고 하시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조동현 감독은 KBL 컵대회에서 승리한 뒤 방송 매체와 인터뷰에서 “형과의 대결에서 처음 이겨서 기쁘고, (정규리그에서) 6전 전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바람은 무위로 돌아갔다.

프로농구가 인기 회복을 위해서는 관심이 쏠리는 라이벌이 필요하다. 흥미진진했던 대결구도가 생기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흐지부지되었다. 지금은 서울을 연고로 둔 삼성과 SK가 S-더비를 펼친다.

쌍둥이 형제 감독의 맞대결은 굉장히 큰 흥미거리다. 그렇지만, 당사자들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면 흥이 돋지 않는다.

KBL 컵대회에서 두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이재도는 KBL에서 유일하게 두 감독을 경험한 선수다. KT에서 조동현 감독과 함께 했던 이재도는 현재 LG에서 조상현 감독과 생활 중이다.

당시 “두 감독님을 겪은 유일한 선수라서 인터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던 이재도는 조동현 감독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두 감독은 목소리까지 비슷해 분간하기 쉽지 않다. KBL 올스타게임을 할 때 두 감독이 서로 반대 팀을 맡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물론 LG와 현대모비스가 1,2위를 해야 가능하다.

두 감독을 자세히 보면 머리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평소에는 조동현 감독이 안경을 쓴다. 생김이 아닌 인상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평도 있다.

이재도는 이런 두 감독을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조동현 감독은 그러자 “누가 더 잘 생겼냐”고 물었다. 이재도가 “감독님이요”라고 답했다. 조동현 감독이 “어느 감독?”이라고 되묻자 이재도는 “우리 감독님”이라고 했다.

조동현 감독은 KBL 컵대회에서 중계방송과 인터뷰를 할 때도 형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자 “얼굴? 승부욕이 더 좋았다”고 했다.

이재도 역시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아마 KBL 최초로 쌍둥이 감독님을 모신 선수인데 저는 알아볼 수 있다. 확실히 느낌이 다른 부분이 많고, 우리 조상현 감독님이 샤프하게 잘 생기지 않으셨나 싶다”고 했다.

모든 팀이 이기려고 경기에 나서는 건 똑같다. 수많은 경기 중 똑같은 한 경기라면 흥미가 떨어진다. 다른 경기보다는 더 이겨야 하는 의미가 부여될 때 팬들의 관심이 증가한다.

구분하기 힘들게 생긴 두 감독의 대결에서 이긴 감독이 다음 맞대결까지는 더 잘 생긴 감독이라고 하면 어떨까? 이렇게라도 의미가 부여되어야 LG와 현대모비스의 경기가 더 흥미진진해진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박상혁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