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전역 공습강화는 러 흑해함대와 크름반도 피습의 복수"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정부는 흑해함대 공습 부인, "러군의 무기 오작동일 것"
푸틴, 우크라 전역의 발전소등 기간시설 폭격
크루즈 미사일과 무인기 총동원 전국적 피해
[키이우( 우크라이나)=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러시아가 10월 31일 밤까지 크루즈 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공습을 퍼부어 물과 전기공급을 차단한 것은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흑해함대를 공격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이 날 우크라이나 전역의 발전소들과 철도 수도 등 주요 기간 시설을 폭격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일으켰다. 올렉시 쿠엘바 키이우 지사는 "러시아 정부가 전쟁의 군사적 실패에 대한 보복으로 겨울철을 앞둔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복수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나기를 퍼붓는 듯한 러시아의 군사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 인근 전력 시설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키이우 소비자의 80%에 대한 물 공급이 끊겼다고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도 31일 밝혔다.
러시아군의 공세는 키이우와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의 주요 기반 시설들을 강타, 여러 지역에서 전력을 차단하고 물 공급과 대중교통 운영을 방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공세가 최근 우크라이나가 공군과 잠수 무인기 공격으로 크름반도의 세바스토폴 기지에 정박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를 공격했으나 실패했던 사건에 대한 복수전임을 시인했다.
푸틴은 " 부분적으로는 맞다. 하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 보복을 다 한 건 아니다."라고 흑해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들이 국제적으로 곡물 수출의 안전을 확보해주기로 한 해역을 일부러 노리고 공격을 함으로써 이 곳을 순찰하는 러시아 함대 뿐 아니라 곡물수출선들 까지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 동안 러시아가 곡물수출 허가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을 지연 시켜온 것을 합리화하는 명분으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장거리 고밀도 공군과 해군 무기들을 총 동원해서 우크라이나의 군사령부와 에너지 시스템을 공격했다"고 밝히고 "공격의 목적은 모두 달성되었다. 공격 목표들은 빠짐없이 타격을 완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선 12척이 31일 러시아의 항구봉쇄와 세계적인 식량난 촉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항구를 떠나 항해를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가 31일 밤 다시 우크라이나가 이 해상 안전구역을 러시아군에 대한 공격에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 흑해 함대의 통로로 지정된 해역의 해운을 중단시키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곡물 수출의 앞날은 불투명하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상전에서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31일 러시아가 발사한 50기의 크루즈 미사일가운데 44기를 격추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10개 지역과 에너지 시설이 있는 18개 장소가 폭격을 당해 수백 곳의 도시와 마을이 정전사태를 겪고 있다고 페이스 북을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1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출근준비를 하고 있는 아침 시간부터 요란한 폭발음이 계속되었고 비상대책 본부는 미사일 공습 경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키이우에서는 3시간 동안이나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리는 등 전쟁의 긴장이 최고에 이르렀다.
AP통신의 취재진은 키이우시의 드니에프로 강 좌측 둑에서 미사일 폭격인지 우클라이나 군의 격추 때문인지 모르지만, 심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이어서 군인들이 키이우 외곽의 여러 곳에 패인, 미사일 타격으로 발생한 웅덩이들을 조사하는 것도 확인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미사일들은 마치 일반 포탄처럼 저고도로 빠른 속도로 날아와 폭발했다고 한다.
출근길에 나섰던 주민 올렉산드르 이야브체우(28)는 "고개를 들고 올려다 보는 순간 크루즈 미사일이 내 머리위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너무 무서워서 출근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슈미할 총리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 자포리자, 드니에프로페트로스크, 하르키우 지역은 비상 전력망까지 끊기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동부 도시 하르키우에서는 기간시설이 모두 파괴되고 지하철까지 운행이 중단되었다. 키이우 지역에서는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이 폭격당했고 비니치아에서는 미사일 잔해가 민간인 주거지역 건물에 떨어지면서 많은 피해가 났지만 사상자는 다행히 없었다고 지역 관리들이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29일의 흑해함대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군이 무기를 잘못 오작동시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러시아정부가 이를 핑계로 보복을 선언하며 유엔과 터키가 중재한 곡물수출회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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