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타 잠시 잊게 만든 니콜라, KB손보 올 시즌도 외인 대박?

한국배구연맹 제공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일단 출발선에서 베일을 벗은 새 외인 실력도 뛰어나 남자배구 KB손해보험이 미소짓고 있다.

KB손보는 지난달 30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2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경기 대한항공전에서 패한 KB손보는 뒤이어 한국전력, OK금융그룹을 연달아 잡으면서 3위(승점 5점·2승1패)로 첫 주 일정을 마쳤다.

KB손보의 무난한 스타트를 이끈 동력은 새 외인 니콜라 멜라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니콜라의 활약은 케이타를 지우기에 충분하다. OK금융그룹전은 니콜라의 진가를 확인한 경기였다. 첫 두 세트를 내준 뒤 승부처였던 3세트 11점, 4세트 10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5세트 12-10에서는 OK금융그룹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레오)의 공격을 블로킹해 추격 의지를 꺾었고, 타점 높은 공격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니콜라는 이날 49점을 폭발시켰다. 21번의 백어택 성공에 블로킹 3개, 서브 득점 4개를 더해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백어택 각 3개 이상)의 주인공도 됐다.

니콜라는 KB손보가 전체 3번으로 지명한 아포짓 스파이커다. 지난 시즌 세르비아리그 득점 1위 출신이지만 이 정도로 해줄 줄을 기대하지 못했다. 대한항공과의 첫 경기에서는 기복이 심해 우려를 자아냈다. 20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36.59%로 낮았다. 서브 범실도 7개나 나왔다. 한전을 상대로 33득점하며 터닝포인트를 만든 니콜라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단 관계자는 “케이타의 80% 정도만 해줘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해준다면 더 바랄게 없을 정도”라며 웃었다. OK금융그룹전은 케이타에 못지 않은 활약상이었다. 팀 공격의 57.7％를 책임지면서 성공률이 62.6％에 달했다. 경기 후반에는 불안정한 토스도 마무리했다. 득점 폭발력에서 케이타를 앞서기 어렵다는 평가지만,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성격과 인품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후인정 감독도 “경기를 치르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완하는 것은 숙제다.

니콜라는 현재 V리그에서 홀로 누적 100점을 돌파했다. 54.43%(3위)의 공격 성공률로 현재 102점을 쌓아 압도적인 득점 1위에 올라있다. 2위 레오(72점), 3위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삼성화재·55점)과는 큰 차이다. 일단 출발은 케이타가 잠시 잊혀질 만큼 좋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