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길어지는 '보우소나루의 침묵'… 트럼프 전철 밟나

김태훈 2022. 11. 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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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우파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는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우리 선관위에 해당)의 판정이 나왔으나 보우소나루는 31일에도 가타부타 반응이 없어 '선거 결과에 불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전부터 현행 투·개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해 '선거 결과 불복의 근거를 만드려는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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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투·개표 시스템 문제점 제기
'대선 불복'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
승자 룰라는 아르헨 대통령과 회담
지난 10월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우파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는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우리 선관위에 해당)의 판정이 나왔으나 보우소나루는 31일에도 가타부타 반응이 없어 ‘선거 결과에 불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보우소나루가 2020년 대선 패배 후 ‘대선 사기’를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당일인 10월30일(현지시간) 투표장으로 가며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리우데자네이루=AFP연합뉴스
31일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대선 결과가 발표된 뒤 대통령궁에서 나와 관공서를 방문하는 광경이 잠시 포착됐으나 이후 대통령궁으로 복귀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브라질은 대선에서 진 후보가 승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하는 게 정치 관행이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언제 열릴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승자인 룰라 역시 보우소나루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당선인 자격으로 이웃나라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전부터 현행 투·개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해 ‘선거 결과 불복의 근거를 만드려는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룰라가 큰 표차로 이길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50.9%의 득표율로 49.1%를 얻은 보우소나루에 신승을 거둔 점도 불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만들었다. 현재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그중 트럭 운전사들은 차량으로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선인(오른쪽)이 10월31일(현지시간) 브라질을 찾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 상파울루=AFP연합뉴스
일각에선 주요국들이 신속하게 룰라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이 보우소나루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브라질 선거법원의 발표 직후 룰라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다. 그간 보우소나루와 가깝게 지낸 러시아, 인도, 중국 등도 룰라 축하 대열에 동참했다.

브라질 언론들은 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조차 그에게 등을 돌리고 룰라 승리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경우 대선 불복을 선언했지만 측근들이 반기를 들자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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