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선 끝난 브라질, 민심 분열 깊고 짙다…"만족" vs "속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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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꺾고 당선되면서 끝났지만 깊은 후유증을 남겼다.
고등학생 아라우조 씨는 부정 선거 의혹 제기 등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평소 성향상 "남은 두 달 임기 동안 룰라 당선인을 방해하기 위한 일을 할 것 같다"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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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보우소나루 이틀째 침묵…"새 정부, 국민화합 노력해야" 주문도
(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지윤 통신원 = "정말 만족스러운 선거였어요", "온종일 너무 속상합니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꺾고 당선되면서 끝났지만 깊은 후유증을 남겼다.
불과 1.8% 포인트 득표 차라는 박빙의 승부였던 점이 더 큰 여운을 남긴 듯했다.
선거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현지 곳곳에서 만난 이들은 두 전·현직 대통령의 초접전 대결과 그 결과에 대해 정반대의 심경을 드러내며 역대급으로 분열된 브라질 사회의 단면을 방증했다.
고등학생인 아나 카롤리나 모라이스 아라우조(17) 씨는 "생애 첫 투표에서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돼 매우 만족스럽다"며 "우리 문화와 인권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돼 무척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나 루이자 크놀(21)씨 역시 "이 역사적인 결정에 동참할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며 "외국에서도 룰라 당선인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뿌듯해했다.
반면 지에고 시우바(33)는 "어떻게 좌파가 승리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참을 고민하며 말을 삼키던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건물 보안요원인 파울루 메우 다시우바(40) 씨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준 보우소나루를 지지했는데, 속상하다"고 했다.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화물차와 승용차 등을 길 한복판에 주차해 놓고 다른 차량 통행을 막으며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은 도로에 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통해 선거 결과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 더 큰 사회문제를 비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해 이틀째 침묵하는 것에 대해선 지지 후보가 누구였느냐에 관계없이 이구동성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셸리 보우소나루 영부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고 진실하심은 영원하다'는 내용의 성경 시편 게시물을 올리거나 대통령 측근의 기자회견 등은 있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입장 표명이 아직 없다.
대학생 프란치스코 나일톤(24) 씨는 "보우소나루가 아직 이렇게나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게 슬프지만, 겁쟁이 보우소나루는 이 결과를 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등학생 아라우조 씨는 부정 선거 의혹 제기 등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평소 성향상 "남은 두 달 임기 동안 룰라 당선인을 방해하기 위한 일을 할 것 같다"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양분된 브라질에 대한 통합과 국민적 화합 노력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파울리스타 씨는 "나를 포함한 국민 절반가량이 상대 후보에게 표를 줬다는 사실을 룰라 당선인은 생각해야 한다"며 "더 힘 있는 나라를 만들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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