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울 때, 은행은 수익 두둑”...변동금리의 이면
당장 이자 싸지만, 빠른 금리상승에 부담 커져
은행은 변동형 금리 비중 클수록 수익 상당해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지만, 차주들이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상품과 1%포인트 수준 금리차이가 나면서 차주들이 당장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다. 반면 은행들은 변동금리 선택자가 많아지면서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높아지는 금리로 인해 이자 마진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이면이다.
변동·고정 금리 같이 뛰니, 갈아타기 어려워
실제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밴드는 5.35~7.286%다. 변동금리 주담대 밴드가 5.02~7.504%인 것과 비교하면 하단이 0.35%포인트 높다. 만약 차주가 3억원을 30년 기간의 대출을 받는다고 할 때, 고정금리와의 대출금리가 0.35%포인트 더 높다고 하면 연 이자액이 2063만원 차이가 나게 된다.
은행별로 보면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변동금리(코픽스) 주담대 대출 상품의 금리는 5.18~6.58%인데, 고정금리(금융채 5년) 상품은 5.35~6.75%로 상단금리로 0.17%포인트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은 변동금리 상품이 5.02~6.27%, 고정금리가 5.67~6.5% 0.23%포인트가 차이난다. 우리은행은 변동금리가 5.68~6.48%, 고정금리는 6.4~7.2%로 금리차는 0.72%포인트다. 다만 하나은행의 경우 변동금리가 6.20~7.50%, 고정금리가 5.99~7.29%로 고정금리가 조금 낮다. 하나은행은 고정금리 우대금리가 많아진데다, 금융채 금리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면서 최근 고정금리가 낮았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고정금리 상단이 더 높아진 것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이유다. 변동금리는 기준지표로 코픽스를 사용하고,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을 지표로 쓴다. 보통 5년물의 경우 금리의 경우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는데, 최근에 채권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금리가 크게 뛰었다.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28일 5.136%였다. 이는 2010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리인상기 변동금리 대출이 부담을 키운다는 것을 차주들도 알고 있지만, 금리차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주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기 은행 입장에선 변동금리 유리
반면 차주들의 변동금리 선택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많아질수록 은행들은 수익이 많아진다. 실제 올해 3분기 은행 실적만 봐도 이자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올 3분기 이자이익은 2조4030억원과 2조139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5%, 28.1% 늘었다. 하나은행(1조9759억원)과 우리은행(1조9210억원)도 2조원 가까운 이자이익을 냈다. 순이자마진(NIM)도 국민은행이 1.76%, 신한은행 1.68%, 하나은행 1.57%, 우리은행 1.56%를 보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제일 이득을 많이 보는 게 바로 은행이고, 변동금리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이자수익이 많이 난다”며 “대부분 은행은 반반씩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고정금리가 많으면 금리상승기에는 수익이 줄고, 변동금리가 많으면 수익이 늘어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정금리는 당장 이자가 높아 변동금리를 선택하게 된다”며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상품에 대한 우대금리를 더 주는 등 고정금리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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