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FA 최대어 이형종 "15년 함께 한 팀…LG와 우선협상"[SS인터뷰]

윤세호 2022. 11.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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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형종이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의 경기 7회말 2사 2루 SSG 선발 폰트를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 9. 7.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처음이자 마지막 퓨처스리그 프리에이전트(이하 퓨처스 FA) 최대어다. 지난 2년 동안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서로 전력을 쏟아붓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건재함을 증명했다. 리그 전체적으로 우타자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소속팀 LG를 포함해 많은 팀들이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퓨처스 FA 자격을 획득한 LG 이형종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진심을 고스란히 털어놓았다.

스스로 지옥 같았던 2022시즌이라고 했다. 지난 겨울 수술 후 재활로 인해 시즌 출발이 늦었고 경기 중 또다시 부상을 당했다.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 외야수를 각오하고 1군 무대를 바라봤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야수 전향 후 최소인 26경기 63타석에 그치며 1군과 거리를 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이형종을 포기하지 않았다. 9월 24일 잠실 한화전에서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힘이 되기를 바랐다. 회복과 재활에 전념해 가을야구 무대에서 재회할 것을 약속했고 이형종은 플레이오프(PO) 4경기에서 타율 0.300(10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PO 1차전 대타로서 임무를 완수했고 선발출전한 PO 2차전에서는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타구질을 보면 더 높은 타율을 기대할 수 있었던 퍼포먼스였다.
LG 이형종이 지난 24일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이형종은 한 해를 돌아보며 “지옥의 맛을 계속 보다가 막바지에 숨돌릴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같다. 그만큼 열심히 포스트시즌을 준비했고 그 덕분에 이렇게 숨 한 번 쉴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퓨처스 FA에 대해 “시즌 중 트레이드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카드가 맞지 않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퓨처스 FA를 생각하게 됐다. 퓨처스 FA가 없어진다는 얘기도 있지 않았나. 2차 드래프트로 바로 전환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퓨처스 FA가 이번에도 실행되는 것을 오늘 알았다”고 밝혔다.

이형종의 말대로 복수의 수도권 구단과 지방 구단이 이형종을 원했다. 그런데 LG가 필요한 포지션은 선발투수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카드를 제안받으면서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다. 퓨처스 FA가 선수에게 대박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계약 범위 최대치가 이전 시즌 연봉이다. 즉 이형종이 이적시 받을 수 있는 연봉은 2022시즌과 동일한 1억2000만원이 된다.

그런데 이형종이 처한 상황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부상으로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만큼, 퓨처스 FA 제도가 아니면 이형종은 삭감 대상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그는 “퓨처스 FA라는 권리가 내게 주어졌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선 협상은 LG다. 퓨처스 FA를 신청하기에 앞서 LG와 대화할 것이다. ‘마지막 승부’를 등장곡으로 해서 LG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2년 전에도 이 노래를 사용했다. 시즌 후반 돌아왔을 때부터 남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며 “15년을 함께 한 팀이다. LG에서 참 많은 일을 겪었다. LG를 향한 애정이 강하고 계속 LG에 남는 게 더 그림도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 단장님을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LG 2번타자 이형종이 지난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 2차전 1회말 1사에서 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퓨처스 FA 공시는 1군 FA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KS) 종료 5일 후에 이뤄진다. KS가 7차전에서 끝난다고 가정하면 늦어도 11월 중순에는 퓨처스 FA 명단이 발표된다.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은 퓨처스 FA를 신청할 수 있다.

LG 구단 입장에서는 깊은 고민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같은 시기 유강남과 채은성이 FA를 신청할 것이다. 그리고 상무에 지원한 외야수 이재원은 12월 1일에 상무 최종합격이 발표된다. 유강남, 채은성, 이재원, 그리고 이형종까지 1군 전력 우타자 4명의 내년 유니폼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형종은 “구단 입장도 이해를 한다. 구단이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년에 LG에서 정말 잘 해보고 싶다. 퓨처스 FA를 신청하기 전까지는 내가 직접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15년을 함께 한 팀이고 단장님을 비롯해 동료들, 직원분들과 인연도 있다. 그런데 에이전트를 내세우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다. 에이전트는 퓨처스 FA가 되면 그 때 도움을 받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솔직히 오늘 퓨처스 FA가 되는 것을 알기 전까지 PO 패배에 대한 아쉬움만 가득했다. 시즌을 너무 허무하게 마쳐서 황망하고 힘들었다. 지금도 그렇다”며 “그러다 갑자기 퓨처스 FA가 되는 것을 확인했고 이적한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올해 초 핸드폰을 바꾸기 전까지 오직 LG 핸드폰만 썼는데…유니폼도 LG가 아닌 다른 유니폼은 상상이 안 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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