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최악 한파' TV 시장…내년 언제쯤 반등할까

문창석 기자 2022. 11. 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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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TV 판매량 감소…연말까지 공급 과잉 지속
신흥국 수요↑·교체 주기↓…"TV 출하, 내년 2분기 반등"
서울의 전자상가 TV매장. 2022.7.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10년 중 가장 큰 '한파'를 맞은 TV 시장의 침체가 올해 말로 갈수록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가격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중심의 수요 회복과 재고 조정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 등 반등의 기미가 보이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7~9월)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7466억원)도 전년 동기(1조768억원·일회성 요인 제외 기준)보다 30%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공통 요인은 경기 침체로 인한 TV 산업의 불황이다. LG전자 HE(TV) 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에 28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고 3분기에도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도 타격을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이 전년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대로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TV 업황 부진은 올해말까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침체 여파로 TV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고, 상반기부터 쌓인 재고도 여전히 남아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수요 위축에 따라 시장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업계 전반의 패널 생산능력 조정도 본격화되고 있지 않아 공급 과잉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TV가 진열되어 있다. 2021.9.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다만 업계에선 내년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흥국의 경우 TV를 구매하는 주요 동기로 품질보다는 가격이 많이 작용하는데, 현재 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해 고점과 비교해 최대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역사적인 저점에 도달하면서 신흥국 소비자들의 TV 구매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아시아(중국·일본 제외)·오세아니아 지역의 3분기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남미·카리브해는 16.5%, 중동·아프리카도 16.1% 늘었다. 같은 기간 북미(-17.8%)·동유럽(-14.5%)·서유럽(-8.9%) 등 선진국의 TV 출하량이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TV 가격 하락이 수요 회복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TV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과거 TV 교체 주기는 약 7년이었지만 최근에는 신기능·인테리어 TV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4~5년으로 짧아져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데이비드 시예 옴디아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2022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2018~2019년 40~50인치대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내년에는 커져 60인치대 이상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CEDIA 2022에서 관람객들이 97형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제공) 2022.10.2/뉴스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 지역은 프리미엄 TV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의 주요 시장이지만 최근 소비가 크게 부진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쟁 영향이 한창이었던 동유럽의 지난 2분기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4% 급감했고 서유럽도 27.4% 줄었다. 업계는 전쟁 종료시 유럽 지역의 보복 소비로 프리미엄 TV 판매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옴디아는 글로벌 TV 출하량이 내년 1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겠지만 내년 2분기에는 3.3% 늘어나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3분기 성장률은 7.7%로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선진 시장의 TV 수요가 빠르게 감소했지만 내년 2~3분기에는 TV 출하량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TV 수요뿐만 아니라 역대 최저 수준인 가격도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현재의 낮은 공장 가동률로 공급이 감소하면 수요 회복시 가격이 오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세트 업체들의 패널 재고 조정과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은 업황이 곧 바닥을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가격이 점진적인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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