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금리 전망치 다시 5%로 꿈틀” vs “긴축중단 가까워졌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김영필 특파원 2022. 11. 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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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미국은 오늘이 할로윈이었다. 이번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할로윈인 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연 4.096%까지 오르면서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03%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5%, 0.39% 떨어졌는데요. 그럼에도 다우는 1976년 이후 46년 만에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긴 했습니다.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늦추면 결국 최종금리(터미널 레이트·terminal rate)가 5%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다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이런 생각을 더 키웠는데요.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또다시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폐쇄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는 기준금리가 화두인 만큼 11월과 12월의 금리 결정과 최종금리, 증시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1월 FOMC, 12월 선택지 열어둘 것. 최종 5~5.25% 가능”···“향후 금리, 얼마나 높이·오래(how fast·long)가 관건”

먼저 이번 주 수요일(2일)로 다가온 11월 FOMC부터 알아보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에 0.75%포인트(p)의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점이 확실 시 되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50분 현재 0.75%p 확률이 86%입니다.

문제는 12월인데요. 11월 FOMC에서 12월에 0.5%p를 할 수 있다는 길을 열어 놓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죠. 12월에 0.5%p를 하겠다는 방식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는 없을 것이고 큰 틀에서 인플레이션은 견고하며 데이터에 따라 금리인상 폭을 정하겠다고 하겠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0.5%p를 그들의 선택지 안에 포함하거나 최소 부인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0.75%p △12월 0.5%p △2월 0.25%p △3월 0.25%p 등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웰스 파고는 “전반적으로 우리는 연준이 12월에 0.5%p를 한다고 약속할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그것이 가능성의 범위 안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어를 쓸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대신 연준은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적용하는 기간에 대한 언급을 같이 함으로써 시장의 낙관론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습니다.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의 생각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데요. 그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11월 이후의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번 주에 (11월 이후의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12월에는 0.5%p만 올릴 확률이 0.75%p보다 약간 높지만 12월에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금리가 얼마나 높이, 얼마나 오래 갈지 여부”라고 했는데요. 얼마나 높이(high)와 빨리(fast), 길게(long)라는 ‘HFL’이 핵심 변수인데, 그동안은 속도가 가장 큰 문제였죠.

실제 12월13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12월 FOMC 전까지 두 번의 고용과 두 번의 물가 지표가 더 나옵니다. 4일에 나올 10월 고용보고서와 11월 고용보고서(12월2일)가 있는데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월10일(10월분)과 12월13일(11월분)에 발표됩니다. 11월에는 파월의 입 외에 점도표나 경제전망처럼 시장의 과도한 희망을 확실히 잠재울 수치가 없는 것이 약간 불안 요소이긴 한데요.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도 파월이 12월에 관해 선택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퍼거슨 전 부의장은 “(연준 입장에서) 도전은 시장이 미리 낙관론을 굳히는 것인데 이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타깃에 대한 헌신과 단절돼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연준은 실질적으로 금리를 5.00~5.25%까지 올릴 수 있으며 이는 시장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했는데요.

대략 열흘 전인 20일만 해도 최종금리 전망치가 5%를 돌파했습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에 10년 물 국채금리가 4.2%를 넘어서기도 했죠. 그러던 것이 메리 델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과 경제지표 둔화, 국채금리 역전현상 심화, 빅테크 실적 급감과 맞물리면서 뚝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걸 다시 최소 5% 정도로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죠. 어제 나온 WSJ의 ‘현금이 풍부한 사람들은 기준금리가 오래 갈 수 있다는 의미’라는 이름의 기사 역시 그렇습니다. 연준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기자가 쓴 건데 핵심은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최종 금리의 경우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가 5.25%, TS 롬바르드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가 5.5%를 생각한다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시점이죠. 11월 FOMC를 앞두고 해당 기사가 나왔다는 점에서 12월 속도조절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더 높은 최종금리 인식 우선 확산→실제 속도 조절→시장의 과잉반응 최소화’가 가능한 측면이 있지요. 특정 정책을 펼 때 부작용이 나올 부분을 먼저 단도리하는 거죠. 당국자들이 종종 쓰는 기법입니다.

“타이트한 10월 고용, 19.1만 증가 실업률 3.7% 전망”···모건스탠리 “연준, 긴축 중단 멀지 않아”

정리하면, 현재 ‘정책금리 속도조절=더 높은 금리·더 오래 지속’의 측면이 있고, 그 결과 5% 이상의 최종금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11월 FOMC에서 속도조절에 관한 힌트를 약간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명확히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상황은 복잡한데요. 시장이 연준의 의도대로 따라 오느냐가 관건이죠. 앞서 말씀드린 기술(?)을 쓴다고 해도 시장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파월은 금리인상을 늦춘다는 시장의 기대를 확인해주는 쪽을 향하려고 하면서도 만약 그렇게 하면 금융시장이 완화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정말로 어려울 것이며 이 때문에 기자회견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봤는데요.

어쨌든 당분간 금리는 계속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이 조합에서 말하는 더 높은 기준금리는 상황에 따라 달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침체가 오면 목표 최종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변화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금리가 상향 조정된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데요. 9월 FOMC 이후 연준이 돈을 맡긴 은행에 지급하는 이자(지급준비금·역레포)가 보유 중인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에서 얻는 것보다 많아지면서 이자 순손실을 내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것이 통화정책을 바꿀 결정적 요인은 되지 않습니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식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때까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더라도 통화정책은 당분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룸버그의 10월 고용 전망치 분포도. 블룸버그통신

사실 노동시장이 아직 타이트하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월 고용보고서상 일자리 증가폭은 19만1000개로 예측됩니다. 9월 26만3000개와 비교하면 드디어 10만대로 내려오면서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3.7%로 예상됩니다. 전달(3.5%)보다 0.2%p 뛰지만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954년 이후 16번의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을 때의 평균 실업률이 5.7%였다고 했습니다. 과거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예측의 기반이 되기는 합니다. 10월 일자리 전망 자체도 최고치가 30만, 최저가 5만으로 폭이 넓은데요. 월가 전망을 뛰어 넘는 일자리에 시장이 흔들릴 확률도 있죠.

반면 지금까지 베어마켓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모건스탠리는 연준의 긴축종료가 가까이 다가왔다고 보고 있는데요. 마이클 윌슨 수석 시장 전략가는 “완벽한 경기침체 지표인 3개월과 10년 국채금리 역전을 포함한 여러 수치들이 연준의 피벗이 늦게보다는 빠르게 올 것이라는 점을 지지해준다”며 “11월 FOMC는 증시 랠리가 지속할지, 잠시 멈출지, 심지어 완전히 끝날지를 가를 중요한 사건”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경기둔화에 대한 얘기는 계속 늘어나는데요. 미국의 700만 소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얼라인어블(Alignable)은 10월15일부터 27일까지 4789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10월 임대료를 다 내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했습니다.

식당의 경우 월세를 못 내는 비율이 9월 36%에서 이달에는 무려 49%로 치솟았다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임대료가 6개월 전보다 최소 10% 이상 뛰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슬슬 둔화하는 수요가 겹쳤겠지요.

엘 에리언 선임고문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불편할 정도로 높다”며 “연착륙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연준이 1년 전부터 움직였여야 했다”고 봤습니다.

JP모건 “11월 비둘기 땐 2.5~3%, 매파 땐 S&P -0.5~-1%”···“글로벌 긴축 내년 초 끝날 수 있다”···“지금은 유동성 랠리 지속 가능하려면 펀더멘털 달라져야”

이제 증시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JP모건은 11월 FOMC 날 S&P500 움직임을 시나리오별로 구분해 공개했는데요.

① 0.75%p+매파 회견: 12월과 내년 지침 모호. 인플레 위험강조. 가장 가능성 높음. S&P -0.5~-1%

② 0.75%p+비둘기파 회견: 12월 회의에 대한 명시적인 지침 제시. S&P 2.5~3%↑

③ 0.5%p+매파 회견: 성장과 인플레 사이서 균형. 금융안정성 문제 대두 시 S&P 4~5%↑

④ 0.5%p+비둘기 회견: 상상하기 힘든 경우. S&P 10~12%↑

JP모건은 1%p도 시나리오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0.5%p와 비둘기파적 회견이 겹쳐 S&P가 10~12% 오르는 안도 JP모건이 밝혔듯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전체적인 감을 잡는 데 쓰면 될 듯합니다. 매파냐 비둘기냐로 해석하는 것이 시장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요. 증시 움직임도 그렇고요.

현재 시장의 랠리 기대감은 적지 않습니다.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제이슨 드라호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인상의 종착지와 경제의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랠리가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연준과 노동시장, 인플레이션에서 좋은 소식이 나온다면 시장은 수주 동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연장선에서 웰스 인핸스먼트 그룹의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인 니콜 웹은 “만약 연준이 12월에 0.5%p 인상에 관한 내용을 주면 시장에는 안도랠리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내년 초면 글로벌 긴축 움직임이 끝날 수 있다고 보죠.

크레디트 스위스가 전망한 PER. WSJ 화면 캡처

신중한 이들도 많습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는 “수요일의 금리인상과 금요일에 나올 고용보고서가 최근의 시장 랠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나는 여전히 최근의 증시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베어마켓 랠리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연준이 조금 덜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는 갖고 았다”고 했습니다.

블랙록만 해도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과도하게 긴축이 길을 걷고 있다"고 보면서도 “연준은 다른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에 따른 심각한 피해가 더 분명해져야 멈출 것”이라고 했습니다. 긴축이 끝나간다는 희망에 따른 반등은 시기상조라는 말이죠.

트리바리에이트 리서치 같은 곳은 경제가 급격하게 붕괴하기보다 천천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보면서 상대적으로 값싼 순환주가 매력적이라고 추천했습니다. 아담 파커 트라바리에이트 설립자는 “GDP는 서서히 낮아질 것이며 우리가 옳다면 많은 순환주들이 너무 싸다”며 “어닝 전망치가 30~50% 떨어지더라도 에너지와 금속, 주택건설업종 주식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전했는데요.

반대쪽 관심사인 기술주와 관련, 크레디트 스위스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조나단 골럽은 “올해의 하락에도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년 평균을 웃돌고 S&P 지수보다도 높다”며 여전히 비싸다는 입장이죠.

결국 파월 의장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겠습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수요일 FOMC 이후 나올 메시지가 향후 시장 기대에 중요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의 줄타기를 위해 자신의 답변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엘 에리언 선임고문은 현 상황은 유동성 랠리(liquidity rally)이며 이것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결국 펀더멘털이 개선되느냐가 핵심이라고 조언합니다. 펀더멘털 개선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말이죠. 경기침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금융안정 위험도 사라지지 않았는데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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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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