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마주한 삼성·LG…미래車 올라타 돌파구 찾는다

노우리 기자 2022. 11. 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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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발(發) 수요 감소, 인플레이션 등으로 '빙하기'를 맞이한 전자업계가 돌파구로 일제히 '전장사업'을 지목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황 호조를 발판 삼아 전장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G그룹에선 LG전자,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전장사업 성과가 엿보인다.

LG전자는 3분기 전장사업에서 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기조가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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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하만, 3분기 역대 최대 실적…LG전자·이노텍도 전장서 선방
삼성 "차량용 반도체, 주요 응용처될 것"…LG전자, 수주잔고 80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에 위치한 하만 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2.9.12/뉴스1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발(發) 수요 감소, 인플레이션 등으로 '빙하기'를 맞이한 전자업계가 돌파구로 일제히 ‘전장사업’을 지목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황 호조를 발판 삼아 전장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자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삼성·LG그룹 내 전자부품 주요 계열사들은 3분기(7~9월) 전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관련 실적도 선방했다.

삼성전자 전장 자회사 하만 카돈은 3분기 매출 3조6300억원에 영업이익 3100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51.2%, 영업이익은 107% 증가했다.

또한 반도체(DS) 사업부 내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량도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7년 동안 신기록을 연이어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소재지인 인천사업장 내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산업용 로봇이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조립하고 있다.(LG전자 제공) 2021.8.27/뉴스1

LG그룹에선 LG전자,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전장사업 성과가 엿보인다.

LG전자는 3분기 전장사업에서 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기조가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6개 분기만에 흑자전환했던 2분기와 비교해보면 한 분기만에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ZKW에 이르는 전장 삼각편대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제품,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차량용 램프 등을 생산한다.

LG이노텍도 차량 통신부품, 차량용 모터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장부품 사업에서 6년 만에 흑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사업부별 매출만 공개했지만 증권가에선 전장부품 사업이 흑자 기조로 전환했다고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장부품 전체 매출의 30%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의 공급물량 확대, LG전자 VS사업부 및 북미 EV 업체로의 출하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각사 중장기 사업전략의 핵심 요소로도 전장사업이 꼽혔다. 시스템 수준이 올라가며 차량 한 대당 반도체, 전장부품 탑재량이 늘고 사양 자체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이 포화에 다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차 시장은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 고도화를 통한 '바퀴달린 서버' 비전을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 이후에는 오토모티브가 서버,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사업 체질 변환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의 유력한 후보군이 차량용 반도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6월에는 이재용 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하만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급변하는 자동차 업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9월 중남미 출장에서도 멕시코 소재 하만 공장을 찾았다.

LG전자도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 수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기존 예상치였던 65조원에서 80조원까지 늘어났다는 점을 밝히며 전장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정교한 미래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며 "강점을 기반 삼아 전장사업에서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려는 기업 차원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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