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감소에도 쿠첸 '밥솥 외길' 전략, 성공 가능성은

이민주 기자 2022. 11. 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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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을 포함한 주방가전 외길을 고집하는 쿠첸의 사업전략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장 증설 및 비주력사업 정리로 주력 제품인 밥솥과 가전제품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쌀 소비 감소가 계속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재순 쿠첸 대표가 2020년부터 부진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밥솥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 제품 라인업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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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확대에 "잘하는 걸 하자"…기존 제품 고도화
밥솥이 주력인데 쌀 소비는 감소…사업다각화 없으면 '리스크' 우려도
쿠첸의 충남 천안 신공장 전경 (쿠첸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밥솥을 포함한 주방가전 외길을 고집하는 쿠첸의 사업전략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장 증설 및 비주력사업 정리로 주력 제품인 밥솥과 가전제품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쌀 소비 감소가 계속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7억8505만원이다. 전년 대비 손실규모가 312.1% 늘었다.

쿠첸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2019년 2091억원 2020년 1852억원, 2021년 1633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실적 악화는 주력 제품인 밥솥 구매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보인다.

쌀 소비가 매년 줄어들면서 밥솥 판매도 감소했다. 밥솥은 한번 구매하면 최소 5년 이상 사용해야 해 교체 수요가 적은 편이기도 하다.

통계청의 '2021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이다. 전년 대비 0.8㎏(1.4%) 줄었다.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해 30년 전인 1991년(116.3㎏)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121 전기압력밥솥' 제품 불량에 따른 소비자 리콜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도 지난해 영업손실 확대의 이유가 됐다.

실적악화가 계속되자 쿠첸은 밥솥을 포함한 주방가전 고도화를 해법으로 꺼냈다. 이를 위해 올해 8월 연간 생산량 100만대 규모의 천안 신축공장을 준공했다.

박재순 쿠첸 대표가 2020년부터 부진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밥솥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 제품 라인업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압 밥솥 기술이 적용된 '쿠첸 121 밥솥', 3가지 압력의 '쿠첸 트리플 밥솥' 등을 연이어 출시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 라인업 고도화에 나선 건 나쁜 선택이 아니다. 일본이나 독일 등 강소 중소기업들의 경우 이런 전략을 통해 장기 성장을 이어왔다.

다만 쌀 소비에 영향을 받는 밥솥 특성상 제품 고도화에 성공해도 외부요인 탓에 실적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주방 가전 1위 기업인 쿠쿠가 기존 제품군 고도화와 함께 생활 및 펫 가전으로 취급 품목을 확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종합가전 회사로 체질을 개선한 쿠쿠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밥솥 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쿠쿠와 비교해 쿠첸 제품이 월등히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적자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력 사업 고도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외부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하나에만 집중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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