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0 유영상號 1년…미래 10년 그리는 'AI 컴퍼니' 가속페달

심지혜 2022. 11.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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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적분할 후 대표 취임 1년…2025년 매출 23조 목표 제시
5대 사업군으로 재편…AI·메타버스·구독·UAM 신사업 확장
일하는 문화 개선도…가장 큰 미션은 '기업가치 제고'

[서울=뉴시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2022.6.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지난해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로 SK텔레콤 대표에 오른 유영상 사장이 오늘자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유 대표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대표 취임 후 SKT 2.0 시대를 선언하며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AI와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해 2025년 연간 매출을 23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의 연간 매출은 16조7486억원이다.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18%에서 2025년 36%로 두 배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T 2.0 원년…AI·UAM·구독 신사업 순항

일하는 문화 바꾸고 소통 강화…'일하고 싶은 곳'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은 SKT 2.0 시대를 선언하며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업(業)을 재정의 했다. (사진=SKT 뉴스룸) 2022.10.3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영상 SKT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에비에이션CEO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UAM 기체에 함께 탑승한 모습. (사진=SKT 제공) 2022.6.2 *재판매 및 DB 금지
SK텔레콤에 따르면 유 사장은 올해를 SKT 2.0 시대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미래 10년을 위한 'AI & 디지털 서비스 컴퍼니'로의 진화를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사업 ▲콘텐츠 중심 ‘미디어’ ▲데이터센터∙클라우드∙지능형사물인터넷(AIoT) 등의 분야를 총괄하는 ‘엔터프라이즈’ ▲구독과 메타버스, AI에이전트의 3대 서비스 중심 '아이버스(AIVERSE)' ▲도심항공교통(UAM)과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업(業)을 재정의했다.

그동안에는 사업 다각화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통신업 재정의를 통한 사업 모델을 혁신으로 성장을 꾀한다는 취지다.


SK텔레콤 변화의 중심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AI플랫폼 에이닷(A.)이 자리잡고 있다.

이프랜드는 출시 1주년을 맞은 지난 6월 말 누적 기준 약 870만, 이달에는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참여자 보상과 호스트 후원이 가능한 '이프랜드 포인트'로 경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의 협업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1위 통신사 이앤(e&) 그룹과 중동 지역 메타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에이닷은 자연어 처리와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음성 중심의 AI 비서를 캐릭터화함으로써 시각화했다. 거대언어모델(GPT-3)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와 이용자가 요구하는 작업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AI 컴퍼니로의 진화를 위해 국내 AI기술기업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20.77%를 224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AI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자연어를 처리하는 텍스트 AI와 인공지능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비디오 AI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에이닷 기능 차별화 및 품질 고도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유 사장이 SKT 2.0이 추구할 10년 후 미래 사업으로 손 꼽은 분야다. 이는 통신에 AI 기술 등 핵심 역량을 결집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분야에 속한다.

유 사장은 “10년 후 미래사업은 아직 어떤 기업도 선점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세상을 바꿀 잠재력과 사회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UAM은 이 기준에 부합하는 신사업”이라며 "UAM은 막대한 교통 관련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과 컨소시엄으로 'K-UAM 드림팀'을 결성했다. 기체, 인프라, 서비스 등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 UAM 산업에서 고객의 지상·항공 교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기체 제조에서는 미국의 조비에비에이션과 협의체를 결성했고, 시범운행을 위해 제주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국토교통부의 UAM 실증 지원을 위한 5G 상공망을 고흥에 구축할 예정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구독서비스 'T우주'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출시한 T우주는 1년여 만에 월간 이용자 140만명을 넘어섰다.

미디어 사업 영역에선 AI기반 미디어 기술로 고객의 시청경험을 혁신하고 LED월 기반 시각특수효과(VFX)를 담당하는 '팀스튜디오'를 새롭게 선보이며 미디어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규모 확대와 글로벌 진출,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도 AI를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 확장을 이어간다.

유무선 통신은 5G 가입고객이 전체의 50%를 돌파하는 등 견고한 수익성과 성장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유 사장은 근무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 4곳을 개소하고,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WFA(Work From Anywhere)' 제도를 활성화했다. 또한 유연 근무 제도로 업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DYWT(Design Your Work & Time)'를 운영 중이다. 매월 둘째 주·넷째 주 금요일에 쉴 수 있는 '해피 프라이데이'도 있다.

올 초에는 직원 휴게 공간을 유 사장의 사무실과 같은 층에 마련하기도 했다.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는 유 사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SK텔레콤은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서 진행한 '저연차 직원이 일하기 좋은 대기업' 1위에 꼽히기도 했다. 조사는 7년차 미만 직원의 상반기 기업 평가를 토대로 이뤄졌다. 근무 환경∙복지 제도∙기업 문화가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기업가치 제고'는 가장 큰 숙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도 있다. 기업가치 제고다. 유 사장은 최근 CEO 칼럼에서 "탄탄한 실적과 배당에도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온당하게 평가받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가장 큰 목표이자 우선순위로 두고,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분할 이후 재상장 첫 날인 지난해 11월 29일 기준 SK텔레콤 종가는 5만7900원이었다. 하지만 1년여 가까이 지난 이달 28일에는 종가 기준 5만20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시가총액도 SK텔레콤은 12조6704억원에서 10조9854억원으로 줄었다.

유 사장 역시 SK텔레콤 주주로서 주가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주가를 보며 느끼는 개인으로서의 감정 또한 여느 주주 여러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어 "SK텔레콤성장 스토리는 현재진행형인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을 직접 챙기며 진두지휘하겠다"며 "CEO이자 한 사람의 주주로서 가진 고민을 해소하고, 1년 후에는 다른 고민을 말하겠다"고 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사실상 출범 첫 해로 탈바꿈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신사업 발굴 성과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상 사장은

유 사장은 2000년 입사 이후 SK텔레콤과 SK C&C에서 신사업 투자 및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전담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 SK하이닉스 인수 실무를 총괄하는 등 SK그룹 내 신사업 발굴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부상했다. 2014년에는 사업개발 본부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SK텔레콤 이동통신(MNO) 사업대표로서 AI·5G 기반 유무선 통신 분야를 이끌고, 구독·메타버스 서비스 등 신성장 사업 발굴을 주도했다. 이후 SK텔레콤이 인적분할하면서 지난해 11월 1일 신임 대표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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