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의 '더 캐치'가 이끈 '원팀' 키움의 도전… 224K 에이스도 "외롭지 않아요"[KS1 프리뷰③]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올 가을 최고의 낭만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하나로 똘똘 뭉친 팀워크와 함께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키움은 1일 오후 6시30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SSG 랜더스와의 1차전 원정경기를 펼친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내려놓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팀 SSG에 도전하는 키움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키움은 올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들로부터 5강 전력으로도 분류되지 않은 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시즌에 팀의 상징이던 '국민거포' 박병호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팀을 떠나면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굳게 버티고 있었지만 전력 누출을 스타플레이어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연 키움은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투타 각각을 이끄는 안우진, 이정후의 엄청난 활약과 함께 3위로 시즌을 마치더니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kt 위즈를 혈전 끝에 시리즈 전적 3-2로 눌렀다. 이어진 2위 LG 트윈스와의 PO에서는 시리즈 3-1로 올 가을 첫 업셋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며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인 KS에 진출하게 된 키움이다.
키움의 기세는 매섭다. 준PO부터 거치면서 체력적으로 문제를 노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젊음'을 앞세운 키움 선수단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PO에서 거둔 짜릿한 업셋은 오히려 패기로 똘똘 뭉친 키움을 더욱 하나로 응집시키기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는 딱 하나의 장면이 있었다.
때는 시리즈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PO 3차전. 당시 키움은 0-2로 뒤지며 출발한 경기에서 LG와 '장군멍군'을 수차례 주고 받은 끝에, 7회말 터진 임지열(2점)-이정후의 백투백홈런으로 6-4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여기까지 시나리오만으로 키움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고, 선수단에서도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여기저기서 피어올랐다.
그리고 거기에 마침표를 찍은 장면이 있었다. 이어진 8회초 LG가 채은성-오지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며 곧바로 '멍군'을 외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러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클로저' 김재웅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재웅의 첫 맞상대인 문보경은 곧바로 희생 번트를 시도했는데 번트가 얕게 떴다. 그러자 김재웅이 야수 못지 않은 수려한 다이빙 캐치로 공을 건져내더니 곧장 2루로 뻗어가는 송구까지 보여주면서 순식간에 더블플레이를 완성시켰다. 그렇게 추격 기세가 꺾인 LG는 이렇다 할 반격 없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 수비는 그야말로 결정적이었다. 그렇게 3차전을 손에 쥔 키움은 완전히 달아오른 분위기를 4차전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분명 0-0으로 새로이 출발하는 경기지만 묘하게 키움의 기세가 더욱 강했고, 결국 4-1 최종 승리와 함께 시리즈 3승1패를 만들면서 LG를 떨어뜨린 키움이었다.
이 수비 하나는 홍원기 감독 또한 혀를 내두를 정도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던 키움 선수단도 놀랄 수밖에 없는 최고의 플레이였다. 특히 준PO 시리즈 MVP를 비롯해 PO에서도 호투를 이어간 리그 최고의 우완 안우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안우진은 지난 PO 4차전이 열렸던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났을 당시 "그때 위기를 보면서 1점만 주고 막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보고 있었다. (김재웅의 호수비가 나온) 그런 상황은 상상 못했는데 재웅이형이 몸 던져서 수비하는 걸 보니까 더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재웅이형 뿐만이 아니고 모든 형들이 분위기가 간절하시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선수단 전체가 전투력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재웅이형의 그 플레이 하나가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안우진이 KS 무대를 경험하는 것은 두 번째다. 지난 2019년 두산 베어스와의 KS에서 안우진은 2경기에 불펜으로 나서 1.1이닝 3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그때와 지금은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그는 다가올 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로 등장해 에이스의 역할을 다할 전망이다.
수많은 영웅들이 함께하는 키움의 3번째 KS 우승 도전기가 곧 개봉한다. 키움의 낭만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KS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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