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제약국부론]바이오 대폭락장의 주범들
대부분 바이오벤처 주가 3분의1토막, 5분의1도 다수
투자자 신뢰 저버리는 바이오벤처들로 바이오투자 외면
신약쪼개기 상장,코로나 치료제·백신개발 악용 주가띄우기
K바이오 글로벌 기술력보다 '시장신뢰' 확보가 우선
어디가 바닥일지 알수없는 이번 베어 마켓(하락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섹터로 바이오가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 16개사로 구성된 코스피200헬스케어 지수는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이 지수는 2020년 12월 최고점 3381을 찍고 지난 28일 기준 1739로 대폭락했다.
그나마 이 지수에 포함된 K바이오 대표 기업들은 다른 바이오기업들과 비교한다면 선방한 편이다.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느라 변변한 매출없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이오벤처들은 주가가 연중 최고가 대비 대부분 3분의1 토막났다. 5분의 1까지 떨어진 기업도 상당수다. 바이오벤처 기업인들은 떨어진 주가로 잦아진 투자자들 클레임으로 본업보다 주가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베어 마켓에서 바이오벤처들이 참패를 하게 된 것은 그간 시장에서 ‘신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자들로부터 확고한 믿음을 얻지 못한 바이오벤처들이 상당수이다 보니 폭락장에서 가장 먼저 투자자들로부터 손절의 대상이 됐다는 것.
물론 바이오벤처들은 사업 특성상 신약을 상용화하거나, 기술수출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려면 10년 안팎의 긴 세월이 소요되는 불리한 사업환경이어서 투심을 잡기에 근원적 한계가 있다. 요컨대 신약 파이프라인이라는 잠재력있는 자산만 가지고 있지, 아직 매출과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바이오벤처들로서는 투자자 신뢰를 얻기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처지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평소 바이오벤처들이 투자자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며 자업자득한 측면도 상당 부분 이번 바이오섹터 주가폭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실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조작 및 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우기나, 특별 이유없이 유상증자등을 통해 대주주만 배를 불리는 벤처들이 속출, 바이오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지 오래다.
바이오 투자 신뢰를 무너뜨린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쪼개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경우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주가 띄우기에 수시로 악용해온 바이오벤처들을 들수 있다. 특히 신약 파이프라인을 쪼개 별도 회사를 세우는 것은 차별적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물적분할을 하는 다른 산업과 본질적으로 구분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쪼개기보다 한 울타리 안에서 연구개발을 함께 해야 시너지를 극대화할수 있어 물적분할은 투자자 피해를 제물삼아 대주주 곳간만 채우는 전형적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소재를 빌미로 상당수 바이오벤처들이 주가 띄우기에만 혈안인 민낯을 드러낸 것도 투자자들이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이게 만든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다행히 뒤늦게나마 정부가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을 하겠다며 혈세를 받아간 바이오기업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연구개발을 실행했는지 철저히 점검, 개발 시늉만 내고 주가조작만 일삼은 곳들을 적발, 환수조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K바이오가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선봉장이 될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신약개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탄탄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바이오 폭락장 경험에서 K바이오가 각인해야 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류성 (st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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