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아닌 현실"…이준익 감독의 유한하지만 무한한 '욘더'[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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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있어도 같은 곳을 보고 있으면 함께 있는 거잖아."
"아날로그 시대에는 존재가 사라지면 부재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오프라인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온라인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게 '욘더'다. '나 여기 있어'라고 하는 누군가를 인지하는 순간, 그 사람은 존재하는 거다. 온라인 세계에서 새로 생성된 세계관이다. 이건 SF가 아니라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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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첫 SF물인 티빙 오리지널 ‘욘더’(김정훈 오승현 극본·이준익 연출)에는 우주선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차이후(한지민 분)의 입을 빌려 꾸준히 같은 답을 내놓는다.
극 초반 김재현(신하균 분)은 “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며 나타난 아내 차이후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가짜인지 진짜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없는 차이후를 몇 차례 만나고, 결국 그가 있는 욘더로 향한다.
이 과정에는 상대의 존재 여부가 나의 ‘감정’과 ‘인지’에 달렸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욘더’는 전하고자 하는 말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김재현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산 자에게 막연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준다.
이 감독은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봤다. 차이후가 죽기 전 김재현에게 “내가 없어지는 건 나에게서 없어지는 게 아니야. 당신으로부터 없어지는 거지. 그게 슬퍼”라고 얘기하는 것도, 다시 만난 김재현에게 “나 여기 있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지막 대사가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다. 죽음이 갖고 있는 유한성을 디지털이 무한성으로 구현해내는 세상이 올 거다. ‘불멸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누군가의 소멸이 있어 내가 존재한다면 누군가의 생성을 위해 내가 소멸하는 것이 올바른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불멸을 꿈꿨고, 그 이기심 때문에 더 불행해졌다. 불행을 끝내는 방법은 유한성에 기인한다.”
이러한 ‘욘더’의 주제 의식은 개개인, 특정 집단이 아닌 인류에게 적용된다. 핵심 소재인 생사는 인종, 성별, 나이 등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개념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진출작으로 글로벌 공개를 앞둔 이 감독은 “‘망신만 당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면서도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욘더’가 끝날 때 이야기가 시작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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