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판 김태균의 어깨춤…31세에 감격의 3할, 7000만원 완벽회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균 선배님과 비슷할 수도 있다.”
KIA 외야수 이창진에게 2022년은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111경기서 타율 0.301 7홈런 48타점 56득점 OPS 0.776을 기록했다. 2014년 롯데에서 데뷔한 뒤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물론 2020시즌에 타율 0.330, OPS 0.847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 22경기에만 출전한 시즌이었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446.4타석인데 404타석), 사실상 규정타석에 근접하면서 3할을 친 게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타격 매커니즘이 확실하게 잡혔다는 게 중요하다.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폼과 흡사하다.
토탭(스트라이드 없이 앞 발을 미세하게 들었다 놓는다)을 완벽하게 습득하면서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타이밍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다만, 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두 어깨와 방망이가 살짝 들썩이는 모습이 김 위원의 현역 시절 모습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이창진은 올해 KIA 좌익수 경쟁의 승자다. 개막전 좌익수는 김석환이었고, 5월 초~중순에 잠시 이우성을 거쳐 5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창진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을 정립한 이창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석환은 상대적으로 자신만의 타격을 확립하지 못한 차이가 있다.
이창진은 7월에만 16경기서 63타수 30안타 타율 0.476 9타점 15득점으로 맹활약하며 7월 MVP에 선정됐다. 급기야 박찬호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형성하기도 했다. 8월에는 타율 0.164로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지만, 9월 이후 타율 0.318 4타점으로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창진은 장타보다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맞췄고, 주전 좌익수로 자리매김했다. 진짜 인정을 받으려면 2023시즌이 중요하다. 아직 애버리지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앞으로 2년 정도 작년과 흡사한 성적을 내야 진짜 붙박이 주전이 될 수 있다.
내년 KIA 외야 경쟁은 올해보다 더 뜨거워진다. 김석환, 이우성 등은 칼을 갈고 나올 것이다. FA 고종욱이 잔류할 경우 경쟁률은 더 올라간다. 여기에 6월에 외야수 최원준마저 전역하고 컴백한다. 현실적으로 이창진이 올해보다 더 잘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이런 환경이 이창진으로선 자극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개막할 때만 해도 이창진이 KIA 주전 좌익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누구도 하지 않았다. 올 시즌의 뜻 깊은 경험이 향후 이창진의 야구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31세의 나이에 실질적 첫 3할. KIA는 연봉 7000만원을 야무지게 회수했다.
[이창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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