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12월 금리 향방은…FOMC 앞두고 숨죽인 시장
블랙록 "연준 긴축 속도조절 시기상조"
유로존 물가 10.7%↑…사상 최고 경신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일제히 하락했다. 물가 지표 급등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지속하는 가운데 긴축 긴장감이 만연했고, 투자 심리는 다소 쪼그라들었다.
FOMC 앞두고 3대 지수 하락
3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9% 하락한 3만2732.9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이번달 13.95% 급등하며 1976년 이후 가장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달 마지막 거래일에 다소 숨을 돌렸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5% 내린 3871.98을 기록하면서 다시 39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3% 내린 1만988.15에 마감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이번달 8%, 3.9% 올랐지만, 마지막 거래일에는 소폭 떨어졌다.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3대 지수는 이번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큰 폭 반등했는데, 오는 1~2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목전에 두고 다시 긴장감이 높아졌다.
연준이 이번에 7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관건은 12월 FOMC다. 시장은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런 신호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장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장은 “긴축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이 반등하고 있지만 이것은 시기상조”라며 “중앙은행들은 과도한 긴축 경로 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연준 최종금리를 4.75%에서 5.00%로 상향 조정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금리를 4.50~4.75%까지 올리며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확률은 이날 오후 현재 50.6%로 절반을 넘었다. 전날(43.4%)보다 높아졌다. 연준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5번 연속 75bp 인상에 나선다는데 시장은 다소 기운 셈이다.
뉴욕채권시장은 또 흔들렸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22%까지 뛰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4.112%까지 올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1.67까지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 심리를 떨어뜨렸다.
유로존 물가, 사상 최고 경신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이번 연준 메시지는 향후 시장의 기대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제롬 파월 의장은 자신의 답변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 전 나온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7%(속보치) 상승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당시 상승률은 4.1%였다. 최근 1년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극심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초강경 긴축에 나서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 주목된다. ECB는 최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2.00%로 75bp 전격 인상했다. 지난달 당시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 75bp 인상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은 더 심화하고 있는 게 ECB의 고민이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는 “ECB에게는 핼러윈의 악몽”이라고 했다. 베렌베르크의 살로몬 피들러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오는 12월에도 시장 예상치인 50bp가 아닌 75bp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8%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0%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전월(50.1) 대비 0.9포인트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50.0)도 하회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6일 개막)를 앞두고 각 지방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면서 생산과 수요 모두 감소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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