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예금' 줄어든 은행권…대출금리 더 오르나
고비용 정기예금 늘면서 조달비용 증가…연말 8%대 대출금리 나올듯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지난달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 잔액이 29조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이자 비용이 연 0.1%에 그치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예금을 많이 확보할수록 은행이 경쟁력 있는 대출 금리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요구불예금 급감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계가 최근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 대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41조6956억원으로 전달(670조7737억원) 대비 29조781억원(4.3%) 감소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41조294억원 감소했는데, 약 한 달 사이에만 연간 감소분(70조1075억원)의 41.4%가 빠졌다.
요구불예금은 은행들이 핵심예금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이자가 0원에 가까워도 고객들이 돈을 맡긴다는 의미는 월급통장 내지 주사용 계좌이기 때문이다.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상품 가입을 권유하기에도 수월하다. 요구불예금 증가를 핵심성과지표(KPI)로 두고 평가요소로도 삼는다.
요구불예금 잔액 감소는 은행들이 최근 유동성커버러지 비율(LCR) 규제 준수를 위해 정기예금, 은행채 등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목돈을 은행에 묶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10월(지난 27일 기준)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40조1349억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들도 은행에 고객 예금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들어 연 6%까지 올렸다. 하루만 맡겨도 약속한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들은 3%대에 근접하게, 저축은행들은 4%대로 제공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이나 주식 투자를 위해 돈을 잠시 빼두는 일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0%대 이자를 주는 계좌에 자금을 맡길 이유가 줄어들었다.
고비용 예금 증가는 대출 금리 인상을 더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예·적금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이를 대출 재원으로 활용해 이익을 낸다. 이를 지표화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만 보더라도 지난 9월 기준 10년2개월 만의 최고치인 3.4%까지 올랐다. 은행들은 이 지표를 대출의 기준금리로 삼는데, 오는 15일 발표될 10월 코픽스는 요구불예금 축소와 정기예금 확대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되는 구조기에 정기예금이 늘수록 지표는 상승한다"며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연 2.5%→3.0%) 영향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고,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1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이 연 7.5%선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단이 연 7%를 넘었는데, 연말쯤에는 연 8%대에 도달할 전망이다.
한편 은행들은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등 기관성예금 확보로 요구불예금 잔액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들이 공공기관 금고지기가 되면 결제·자금관리 서비스를 해주면서 그 규모만큼의 요구불예금을 유치할 수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신한지주 실적발표에서 "은행들 내부적으로 유동성예금(요구불예금) 감소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서울시 2금고를 유치함에 따라 1분기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예금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후에는 계절적으로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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