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염기훈…' 은퇴 고민하는 레전드들 [K리그 종료②]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2 K리그가 10월 29일 승강 플레이오프와 10월 30일 FA컵 결승전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 K리그 대부분의 팀들은 11월 전체 휴식을 취하고 12월초부터 2023시즌을 대비해 소집될 예정이다.
이렇게 시즌이 끝나고 다음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고민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바로 은퇴의 기로에 선 노장 선수들. 과연 이들은 2023시즌에도 그라운드 위에 설 수 있을까.
▶한국 축구 레전드인 박주영과 염기훈의 은퇴 고민
박주영과 염기훈. 2010 남아공 월드컵 주축 멤버이자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들이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 2022시즌은 쉽지 않았다.
박주영은 2021시즌에 이어 올시즌도 0골 0도움을 기록했다. 2021시즌 FC서울에서는 17경기 0골 0도움, 올시즌 울산 현대에서는 6경기 0골 0도움이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 기로에 섰지만 '은사' 홍명보 감독의 부름 아래 함께 했지만 이마저 출전 시간을 잡지 못했다.
염기훈은 19경기에 나섰지만 0골 0도움이었다. 출전 대부분도 교체였다. 염기훈이 K리그에 데뷔한 2006년 이후 공격포인트가 없는 시즌은 사상 처음이다.
결국 두 선수 모두 뚜렷한 노쇠화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박주영은 만 37세, 염기훈은 만 39세라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하다.
박주영은 한국 축구 공격수 계보를 잇는 역사적인 선수였다. 2005년 K리그 신인왕을 찍은 '천재' 공격수로 AS모나코를 통해 한국인 최초의 프랑스 리그 두자리숫자 득점에 성공했고 EPL 아스날의 No.9 공격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또한 스페인 라리가 셀타 비고에서도 뛰며 안정환에 이어 5대 빅리그 중 3곳을 경험한 두 번째 한국인이기도 하다.
2006, 2010, 2014년까지 월드컵만 무려 3번 경험했고 한국을 월드컵 16강에 진출시키는 득점(2010 나이지리아전)까지 했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첫 금메달의 주역이기도 했다.
염기훈 역시 데뷔시즌부터 전북 현대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이끌고 K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리고 올시즌까지 K리그에서 77골-110도움으로 최초의 80-80클럽 가입에 눈앞에 뒀을 정도로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다. 국가대표로도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이었고 A매치에서 57경기나 뛰었다.
이렇게 대단한 커리어를 가진 두 선수의 끝이 임박했다. 박주영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최종전 이후 "앞으로 축구를 그만할지, 아니면 계속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기준은 내가 볼을 차는게 좋으면 계속하는 것이고, 그만해야겠다면 그만두는 것"이라며 "휴식기에 차분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염기훈은 지난 1월부터 이미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예고를 했었다.
▶이미 은퇴, 은퇴 기로엔 선 선수들
울산 현대의 이호, 부천FC의 김호준 골키퍼, 인천 유나이티드의 정혁은 이미 은퇴식을 치르고 선수 인생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호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활약했고 김호준과 정혁은 K리그에서 줄곧 주전급으로 활약해왔던 선수들.
이외에도 수원 삼성에서만 15년을 뛴 양상민 역시 은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민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인터뷰에서 "팀으로부터 내년에 제가 계획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가 선수를 더 하고 싶으면 수원 삼성을 떠나는거고 아니면 은퇴하는게 됐다"며 "(이 경기가)빅버드에서 마지막 경기였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작별인사를 해야하나 하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양상민은 수원을 떠나 은퇴하든지 혹은 타팀으로 이적해 선수생활을 이어갈지를 고민 중이다.
양상민과 같은 입장에 놓인 선수들이 많다. 특히 1980년대 중후반 출생의 30대 중반이면서 올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선수들이 이같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수도권 구단 A선수는 대단한 커리어를 가졌음에도 은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얘기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23시즌부터 K리그2에 천안과 청주가 합류하면서 프로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수요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팀에서 기강을 잡고 프로의 경험을 전수해줄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해졌기에 은퇴 기로에 선 선수들에겐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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