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α' 쏟아진 금융 대책…국채·회사채에 '온기', 단기물은 아직

김남이 기자 2022. 11. 1.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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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50조원+α(알파)' 유동성 공급대책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 국고채와 회사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 후 불안심리 확대와 자금 경색 등의 영향으로 지난 21일 4.620%까지 올랐던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지난 23일 정부의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 후 하락세를 그렸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 후 숨가쁜 일주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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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50조원+α(알파)' 유동성 공급대책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 국고채와 회사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점차 안정된 효과로 풀이된다. 자금 경색의 원인으로 꼽혔던 은행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 다만 단기금융시장의 반응은 아직 차갑다.

국고채 10년물, 레고랜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은행채 발행 절반 줄어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고채 10년물 민평평균 금리는 4.175%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0.44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시기(4.330%)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 후 불안심리 확대와 자금 경색 등의 영향으로 지난 21일 4.620%까지 올랐던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지난 23일 정부의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 후 하락세를 그렸다. 지난 2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120%로 일주일 사이 0.342%포인트 빠졌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 후 숨가쁜 일주일을 보냈다. 은행, 증권, 보험, 여전업권과 연이어 간담회를 진행했고, 추가대책을 내놓았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100%에서 각각 105%, 110%로 완화했다. 또 금융지주와 은행에는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지난 24~28일 은행채 발행액은 3조4300억원으로 전주와 비교해 49.2% 감소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82.4% 줄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채를 사전 신고액보다 20% 이상 감액할 수 있도록 '일괄신고서 규제' 유연화도 지난 28일부터 시행했다.

회사채 금리도 안정세를 보였다. 발행 비중이 높은 회사채 AA-급 10년물의 지난 28일 금리는 6.153%로 전주와 비교해 0.344%포인트 하락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나 "(채권시장 상황이) 이번 주가 지나면 레고랜드 사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그대로다.

정부 대책에도 단기 시장 효과 '아직'…CP-CD 스프레드 더 벌어져
다만 단기금융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지난 28일 CP 91일물 금리(A1·민평평균)는 4.58%로 유동성 지원 정책 발표 직전과 비교해 0.3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날 AAA급 CD 금리는 3.95%로 CP-CD 스프레드는 0.6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CP-CD 스프레드는 기업과 은행의 자금조달을 위한 신용도를 뜻한다. 기업 자금 조달에 쓰이는 CP의 금리는 CD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CP와 CD 금리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신용 위험도가 커졌다는 의미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였을 때 CP-CD 격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정부가 정책발표 후 △채권안정시장펀드 CP 중심 매입 시작(24일) △산업은행 CP 매입 프로그램 가동(27일) △한국은행 RP 매입 대상증권 확대 등 단기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효과는 아직이다.

단기금융시장에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는 우선 수요 부족이 꼽힌다. CP와 CD에 주로 집중투자 하는 MMF(머니마켓펀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 27일 기준 MMF 설정액은 147조7336억원으로 한 달 사이 3조원이 빠졌다. 금리가 올라간 은행 예금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 대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만기가 계속 도래하고, 사안이 크다 보니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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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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