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와나토큰 논란]③허백영 빗썸 사장 "상장피·시세조작결탁 일절 없다"

박현영 기자 2022. 11. 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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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와나 상장 당시 대표 허백영 사장, 관련 논란 직접 해명
"발행사와 MM 결탁? 거래소엔 오히려 손해…상장피·브로커도 없다"

[편집자주] 지난해 4월, 31분만에 10만%가 올라 화제가 됐던 '아로와나토큰(ARW)'이 1년 반이 지난 현재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그동안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 만연했던 시세조작(마켓메이킹)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뉴스1>은 1년 반 전 일이 왜 최근 다시 화제가 됐는지, 시세조작 및 거래소와의 결탁은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리고 '상장 특혜'가 실제로 가능한 구조인지 등 아로와나토큰 관련 논란을 짚어본다.

허백영 빗썸 대표 (빗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한컴 표'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ARW)의 시세조작(마켓메이킹)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로와나토큰이 빗썸에 상장될 당시 '상장 특혜'가 있었는지에 관한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빗썸 고위 임원의 지시로 반나절만에 상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빗썸이 한글과컴퓨터(한컴) 측과 상장일을 협의해 마켓메이킹의 길을 터줬다는 의혹까지 다뤄졌다.

이와 관련, 허백영 빗썸 사장 겸 경영위원은 지난 27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장 특혜'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코인을 상장하는 '최초상장'의 경우 상장일을 협의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아로와나토큰만의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허 사장은 아로와나토큰이 빗썸에 상장됐던 2021년 4월 당시 빗썸의 대표이사였다.

◇한컴과 결탁해 마켓메이킹?…"특혜는 없었다" 반박

경찰이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거래소에서 '아로와나토큰' 상장을 개장 30여분 만에 1000여배 폭등하게 하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은 김 회장의 자택과 한컴그룹 회장실 및 비서실, 한컴위드 본사 등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일 한컴위드 본사가 위치한 경기 성남시 한글과컴퓨터 본사. 2022.10.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허 사장은 아로와나토큰이 윗선 지시로 반나절 만에 상장됐다는 의혹부터 해명했다. 지난해 한 언론은 내부고발을 인용, 아로와나토큰이 상장 당일 오전 임원의 지시로 반나절 만에 상장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기술적으로 반나절 만에 상장이 불가능하다"며 "(상장 코인 입출금용) 지갑도 만들어야 하고, 아무리 ERC-20(이더리움 토큰 발행표준) 기반 토큰이라고 해도 반나절 만에 모든 걸 하는 건 기술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상장은 기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중 일부는 당일 오전 상장 사실을 알았을 수 있다"면서도 "그 중 내부고발이 있었을 순 있어도, 당시 상장 심사를 위한 상장심의위원회 회의록도 다 있다"며 '반나절 상장'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아로와나토큰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하나 더 있다. 빗썸이 한컴 측과 상장일을 협의했기 때문에 상장일에 맞춘 마켓메이킹이 가능했을 것이란 의혹이다. 아로와나토큰은 상장 당일 31분 만에 10만% 이상 올라 마켓메이킹 가능성이 제기된 코인이다.

허 사장은 빗썸에 처음으로 상장되는 '최초상장' 코인은 원래 상장일을 협의한다고 밝혔다. 아로와나토큰에만 제공된 특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다른 거래소에 이미 상장된 코인은 상장일을 미리 (재단 측에) 알려줄 경우, 해당 내용이 노출돼 다른 거래소에서 물량을 끌어와 시세를 조작하는 세력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상장일을 협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초상장은 앞서 설명한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상장일을 협의한다. 허 사장은 "최초상장은 모든 물량이 발행 재단에서 나오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리스크가 없고, 아로와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최초상장 코인들은 상장 일정을 협의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일에 맞춰 마켓메이킹 날짜를 정한 건지는 거래소 입장에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가 허백영 사장을 만나기로 했다는 통화 녹취록이 등장하기도 했다. 녹취록에서 박 전 대표는 빗썸이 일방적으로 상장일을 연기했다며 허 사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이 내용은 빗썸과 한컴의 결탁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이와 관련해선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하드포크(체인이 두 개로 분리되는 업그레이드)로 인한 단순 상장일 연기였다고 허 사장은 밝혔다. 빗썸의 '갑질'이나 한컴과의 결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통상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발생할 경우, 거래소는 하드포크로 인한 입출금 오류를 막고자 이더리움(ETH)은 물론 ERC-20 계열 가상자산들의 입출금을 잠시 막는다. 아로와나토큰 역시 ERC-20 기반이므로 상장 직후 입출금이 막히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장일을 연기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허 사장은 거래소가 발행사와 결탁해 마켓메이킹을 유도할 이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상장일 협의는 최초상장 코인에 한해 원래 진행하는 것이고, 마켓메이킹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허 사장은 "유동성이 어느 정도 나오는 대형 거래소 입장에선 돈을 주거나 발행사와 결탁해 가면서 마켓메이킹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명 '상장 빔(상장 시기에 시세가 급상승하며 거래량이 폭증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거래소는 축제 분위기일 것이란 추측이 많지만, 상장 빔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은 거래소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 빔으로 인해 이탈하는 고객이 더 많다"며 "거래소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꾸준하게 평균적인 수수료 수익이 나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명을 종합했을 때 의문은 하나 더 남는다. 31분 만에 10만% 오를 정도로 급등하는 가상자산이 있을 경우, 마켓메이킹에 의한 급등세인지 거래소는 알 수 없었냐는 것이다. 시세조작이나 허위 거래는 거래소 차원에서 차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급등세만 보고 마켓메이킹 세력이 개입됐는지 알기는 힘들다"면서도 "빗썸은 입출금 물량을 살펴 보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로와나토큰이 다른 가상자산이랑 달랐던 점은 당초 재단과 약속한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이 거래소로 유입돼 차단했다는 점"이라며 "이 사태와 관련해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법원으로부터 차단했던 물량을 돌려주지 말라는 명령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아로와나토큰 투자사 골드유그룹은 투자에 의해 약속했던 토큰 물량을 받지 못했다며 아로와나토큰 운영사 아로와나허브와 빗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상장피·브로커 없어"…상장 관련 의혹들도 해명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2.6.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날 허 사장은 빗썸 상장은 단일 채널로만 이뤄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로와나토큰처럼 상장과 관련된 의혹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그는 밝혔다.

기존에는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한 상장 신청만 가능했으나, 빗썸은 지난 27일 상장 신청을 위한 거래 지원 시스템을 열었다. 브로커 등을 통한 불법 상장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아로와나토큰 역시 국정감사에 담당자로 출석했던 박진홍 전 엑스탁 대표가 브로커로서 상장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상장 브로커'들이 비공식적인 루트로 상장 담당자와 접촉한다는 소문에 대해 허 사장은 "빗썸은 브로커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로커를 통해 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공지도 수차례 냈지만, 코인 발행 재단들 사이에서는 브로커를 통하지 않으면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루머가 돌았다"고 덧붙였다.

상장 담당자 1~2명이 공모해 부실 코인을 상장시킬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상장 신청을 받게 되면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세탁 여부, 발행 주체, 백서 등 기초 조사를 한다"며 "조사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만든 뒤 상장심의위원회로 올린다. 위원회가 6명으로 구성돼있어 1~2명으론 공모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6명인 위원 수도 15~2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꾸준히 있었던 '상장피' 의혹도 해명했다. 말 그대로 돈(상장피)을 받고 상장을 시켜준다는 의혹이다.

허 사장은 "거래소로 사업을 하루 이틀 할 게 아닌데, 상장피를 받고 부실코인을 상장시키는 건 장기적으로 큰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빗썸은 재무감사를 받아 공시도 하는 기업이다. 공시를 보면 상장피로 들어온 수익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상장 브로커들이 상장피가 있다는 루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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