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원치 않는 추모/안미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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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 앞에 다시 국화꽃을 놓게 될 줄은 몰랐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 속에서 엄마 아빠를 찾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민번호도 받아 보지 못한 중학생이, 키워 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낸 딸이, 나라를 지키다가 잠깐 휴가 나온 군인이,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이 숨이 막혀 쓰러져 갈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인터뷰 때문에 아침 일찍 찾은 대학 캠퍼스에 젊음이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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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 앞에 다시 국화꽃을 놓게 될 줄은 몰랐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 속에서 엄마 아빠를 찾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주민번호도 받아 보지 못한 중학생이, 키워 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낸 딸이, 나라를 지키다가 잠깐 휴가 나온 군인이,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이 숨이 막혀 쓰러져 갈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하지 않았다.
뒤늦게 허둥지둥 심장을 죽어라 눌러 봤지만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젊음을, 축제를 즐겼을 뿐인데….
인터뷰 때문에 아침 일찍 찾은 대학 캠퍼스에 젊음이 넘쳐 난다. 이 젊음이 더 가슴을 후벼 판다. 응당 저들과 함께해야 할 또 다른 청춘이 오늘은 없다. 8년 전 우리는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동안 무엇을 개조했던 것일까. 스러져 간 이들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이런 추모, 다시는 하게 되지 않기를 함께 빈다.
안미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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