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그루밍 예방을 위한 제언

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2. 11.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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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일반 국민들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2019년 전국 6,000명 중고등학생 대상 조사(여성가족부)에서 온라인에서 성적 유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1%였고, 2020년 최종심이 확정된 성 매수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자 중 피해자를 온라인을 통해 만난 경우가 각 71.3%, 86.5%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신설된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과 위장 수사가 사전 예방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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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일반 국민들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온라인 그루밍의 범죄화와 위장 수사의 법제화였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제작된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그루밍은 오프라인에서 성 매수나 성폭력 범죄를 준비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처벌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반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조치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루밍 과정에서 구축된 신뢰 관계는 아동·청소년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또 피해 아동·청소년이 피해를 인지해도 부모 등에 알리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처벌법 집행의 실효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위장 수사가 법제화됐다.

그러나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서 공개된 관련 자료는 매우 실망스럽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경찰에 온라인 그루밍으로 접수된 사건은 43건이며, 이 중 25건만 검거됐다. 비슷한 시기에 디지털 성범죄(온라인 그루밍 포함) 단속을 위해 183건의 위장 수사가 진행됐고, 온라인 그루밍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1명에 불과하다. 2019년 전국 6,000명 중고등학생 대상 조사(여성가족부)에서 온라인에서 성적 유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1%였고, 2020년 최종심이 확정된 성 매수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자 중 피해자를 온라인을 통해 만난 경우가 각 71.3%, 86.5%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신설된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과 위장 수사가 사전 예방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관련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사항이 실행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 해소를 위한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처벌법과 경찰력에 의존하는 예방법은 한계가 있다. 관련법을 개정하여 실효적으로 집행하는 것과 더불어 온라인 그루밍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온라인 서비스제공자가 적극적인 사전 조치를 취하고, 정부는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해야 한다. 온라인 서비스제공자는 유효한 연령 인증 방식을 개발해 실행하고 사용자 간 부적절한 대화나 행동 패턴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또 이용자 신고 혹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온라인 그루밍이 의심되는 상황을 감지한 경우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찰은 다양한 민간단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수사 협조 방식을 체계화해야 한다. 성적 목적을 가진 범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공간의 구애 없이 동시에 여러 명의 아동·청소년을 그루밍할 수 있다. 반면 위장 수사에 투입할 수 있는 경찰 인력은 한정돼 있다. 경찰은 민간단체가 활동하기 어렵거나 성 착취물 배포처럼 가장 핵심적 대상을 설정해 위장 수사의 우선순위에 두고, 그 외 분야에서는 민간단체와 협력관계를 통해 신고 루트를 확장하고 채증된 자료를 활용하여 처벌하는데 집중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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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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