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쟈뷰', 이종범과 우승 포옹했던 이용규...13년 후 그의 아들 이정후와 뜨거운 포옹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11. 1.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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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3년 전 이종범에게 했던 것처럼 이정후와 뜨겁게 포옹했고 축하했다. 2009년에는 팀의 막내급이었지만 이제는 팀의 주장이며 최고참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이용규(37)는 19년 동안 야구를 하면서 단 한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KIA 소속이었던 지난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와 7차전까지 벌이는 치열한 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용규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이종범과 뜨겁게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22년 이종범(52) LG 퓨처스 감독의 아들 이정후(24)와 함께 두 번째 우승 도전에 나선다.

이용규는 2005년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면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에서 한방을 쓰게 된 이용규는 이종범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이종범은 이용규를 살뜰하게 챙겼다.

그래서 그런 건지 이용규는 이종범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빚진 게 많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종범에 대한 고마움을 아들 이정후에게 베풀고 있다. 올 시즌 팀의 주장인 이용규는 이정후가 더 좋은 선수가 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게 옆에서 돕고 있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KT를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만났다. 모든 전문가들이 LG의 우세를 점쳤지만 키움은 끈끈한 팀워크와 가을야구를 즐기는 모습으로 LG를 3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 이용규는 가장 먼저 이정후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13년 전 이종범에게 했던 것처럼 두 선수는 뜨겁게 포옹했고 서로를 축하했다. 그 상대가 대선배의 아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이용규는 이종범, 이정후 부자와 모두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종범과 함께 했을 때는 대선배 이종범의 도움을 받으며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이제는 이용규가 대선배가 되어 이종범 아들 이정후에게 첫 우승을 돕고 싶어한다.

신기하게도 이정후의 올해 나이는 24살이다. 이용규가 첫 우승을 했을 나이와 같다. 상대팀도 SSG다.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많은 점이 닮아있다.

키움이 정규 시즌 1위 SSG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 이용규는 이정후와도 눈물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13년 전 이종범과 함께했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과연 이용규는 이종범, 이정후 부자와 모두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이색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09년 KIA 시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던 이용규과 이종범. 그리고 13년 후 2022년 키움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함께 나눴던 이용규와 이정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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