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언더라이팅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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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발표는 많은 이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트위터 인수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디지털 문화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순수한 목적을 위해 6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딜을 추진한다고 보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스크는 이례적으로 스스로 사모펀드의 역할을 맡아 딜을 추진했다.
물론 인수은행이 처분해야 할 투기등급의 대출채권은 트위터 LBO에 국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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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발표는 많은 이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트위터 인수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디지털 문화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순수한 목적을 위해 6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딜을 추진한다고 보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구상한 자금조달 구조도 다른 인수 거래와는 사뭇 달랐다. 사모펀드(PE)가 기업 인수를 위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딜에는 30% 안팎의 자본 투자가 이루어진다. 인수에 필요한 나머지 70%의 자금은 은행으로부터의 대출로 충당된다.
그런데 머스크는 이례적으로 스스로 사모펀드의 역할을 맡아 딜을 추진했다. 그 구조도 독특했다. 인수에 필요한 전체 자금의 72%를 자본 투자로 메우기로 했다. 그중 머스크는 38조원을 직접 투자했다. 또한, 다른 19명의 투자자로부터 10조원을 조달했다.
최근 트위터 주가는 4월 발표 당시의 수준을 회복해 주식 투자자들이 당장 손실을 보는 일은 면했다. 그러나 트위터 주식은 11월 초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이로써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기업 사모화(take-private)가 종료된다. 이후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경영전략이 예상된다.
그 가운데 하나로 현재 7500명에 달하는 종업원 숫자를 2000명 선으로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대규모의 정리해고가 임박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위해 7개의 대형 투자은행으로부터 18조원을 차입했다.
모건스탠리가 5조원을 대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레이즈도 4조원 안팎을 빌려줬다. 이들 은행은 당초 신디케이트를 꾸려 LBO 여신을 인수한 후 다른 은행과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대출이 팔리지 않게 되었다.
더구나 연준이 은행 건전성 확보를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신용도가 낮은 이들 대출을 계속 보유할 수도 없는 상태다. 결국 대출 인수단을 구성한 이들 언더라이팅 은행들은 큰 손실을 감수하고 대출채권을 제3자에게 넘겨야 할 판이다.
물론 인수은행이 처분해야 할 투기등급의 대출채권은 트위터 LBO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를 제외하고도 6개의 대형 LBO 딜로 인해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대출 규모가 41조원에 달하고 있다. 금리가 오름에 따라 이 대출의 부실화 위험도 커졌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부실화된 달러화 표시 여신과 채권 규모가 385조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1년 전만 해도 5%에 미치지 못했던 이들 고위험채권의 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넘어서고 있다. 향후 경기침체가 가시화됨에 따라 부실채권의 규모는 점증할 것이다.
저금리 환경 하에 고수익의 달콤함에 취해 여신 신디케이트 인수에 가담했다가 손실을 보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대출에 나섰던 금융회사들이 큰 손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보수적 예측에 기반한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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