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FA 전쟁 불가피? KS 우승을 향해…뺏으려는 자 vs 지키려는 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엘롯기가 FA 시장에서 혈투를 벌일까.

2022-2023 FA 시장은 15명에게 989억원이 투입된 2021-2022 시장보다 계약총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FA 자격 1년단축 원년으로 FA 시장에 나가는 선수는 많겠지만, 100억원 내외의 초고액 계약자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 시즌에는 그 흔한 ‘FA 로이드’를 맞은 선수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양의지(NC)를 제외하면 100억원대 계약자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단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쓸 때 화끈하게 써도 과잉투자는 지양해왔다.

그렇다고 FA 시장이 싱겁게 흘러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포수 5인방(양의지, 박동원, 유강남, 이재원, 박세혁)을 중심으로 판이 흥미롭게 돌아갈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1명만 이적해도 연쇄 이적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포수 5인방 시장은 결국 엘롯기 위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LG와 KIA는 FA 5인방 중 NO.2로 꼽히는 유강남과 박동원을 기본적으로 붙잡아야 한다. 반면 롯데는 포수 FA 시장에서 ‘뺏으려는 자’를 자처했다. 롯데는 최근 롯데지주의 190억원 유상증자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두산도 이승엽 감독의 포수보강 발언으로 롯데와 유사한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팀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꽤 흥미로운 영입전이 벌어질 듯하다.

역시 엘롯기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우선 LG는 역대급 2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서 ‘광탈’했다. 계약이 만료된 류지현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유강남, 채은성 등 내부 FA 단속도 상당히 중요하다. 아무리 뎁스가 좋은 LG라고 하지만, 두 사람을 모두 잃는다면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KIA는 나성범과 양현종, 박동원에게 263억원을 투자해 투타의 기둥, 센터라인의 기둥을 정비했다. 그 결과 4년만에 포스트시즌 복귀에 성공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곧바로 탈락하며 ‘가을야구의 맛’만 본 시즌이다. 뉴 타이거즈의 궁극적 목적지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며, 박동원을 놓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롯데는 두산이나 삼성과 위치가 다르다. 두산은 박세혁에 대한 스탠스를 먼저 정해야 하고, 삼성의목적지는 파트너와 카드를 맞춰야 하는 트레이드 시장이다. 반면 롯데는 곧바로 FA 포수 5인방 중 우선순위를 정해 협상에 나서면 된다. 상황에 따라 지켜야 하는 KIA 혹은 LG와 영입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FA의 소속팀과 시장가 등이 결정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한편으로 LG와 롯데가 FA 시장에서 작년만큼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작년에 LG는 175억원, KIA는 253억원을 썼다. 버금가는 투자가 가능하다면 다양한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반대로 2023시즌부터 시행될 샐러리캡을 고려해 그 정도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FA 시장의 전체 흐름이 또 달라진다. 확실한 건 엘롯기가 올 겨울 FA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엘롯기는 우승에 목마른 구단들이라 현상유지에 만족할 가능성은 없다. FA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일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유강남(위), 박동원(가운데), 유강남과 박동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