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리그는 速棋 체질인 나를 위한 대회죠”
“한국 여자 기사 중에서 최우수라니 과분한 영광이죠. 이번 수상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면 좋겠습니다.” 여자바둑리그 소속팀 서귀포칠십리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기며 MVP로 선정된 조승아(24) 5단은 날아갈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여자리그에 유난히 강한 느낌이다. 6년간 통산 승률 66.3%(63승 32패)에다 두 번이나 다승왕에 올랐는데.
“제가 속기(速棋) 체질이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올해 정규 시즌 속기판(40초 10회) 성적이 10승 1패, 장고판(40분+40초 초읽기 5회)은 2승 1패였어요.”
-MVP 수상을 예상했나.
“솔직히 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가 꼭 받아야 할 만큼 잘한 것 같지도 않아서 담담했습니다.”
-같은 팀 김윤영(33) 5단과 MVP를 놓고 경합했다. 팀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나?
“전혀 그런 것 없었어요. 윤영 언니가 정말 편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여자 바둑계가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어지럽다.
“인공지능이 나온 뒤부터는 공부량과 성적이 정확히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최정(26), 김채영(26), 오유진(24), 김은지(15), 조혜연(37)에 이어 현재 여자 랭킹 6위인데.
“물론 만족스럽지 않죠. 하지만 최상위 3명은 모두 막강하고 김효영, 김은지, 정유진 등 저보다 어린 기사들도 무섭게 성장해 랭킹엔 큰 의미를 안 두려 해요. 일본·대만을 포함해 편한 상대가 한 명도 없어요.”
-작년 여름엔 17연승을 달리며 2위까지 올랐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려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여자 국가 대표팀에 나가 대국과 검토를 반복합니다. 2018년 들어간 뒤 탈락 없이 5년째 개근 중이죠. 인터넷 대국도 매일 빠짐없이 해요.”
-남들과 다른 나만의 학습법은 없나?
“한 달쯤 전부터 사활(死活) 공부에 꽂혔어요. 맥점과 급소의 종합판이어서 수읽기 훈련에 큰 도움이 돼요. 문제를 푸는 재미도 쏠쏠하고….”
-지금까지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지난해 열린 제4회 오청원배 8강전서 중국 팡뤄시에게 졌을 때 어찌나 분한지 평생 가장 많이 울었어요. 거의 오열 수준이었죠(웃음).”
-지난달 열린 호반배 한 중 일 여자 단체전서 한국이 최하위에 그쳤다.
“뜻밖의 결과여서 많이 안타까웠어요. 내년엔 꼭 대표로 나가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바둑은 몇 살 때부터 했는지? 늦게 입단한 기사로도 유명한데.
“7~8세 때 시작했으니 출발부터 좀 늦었고, 입단 대회도 6년 만에 통과했어요. 입단 결정판서 진 것만 서너 번 되나…. 그래도 포기할 생각은 안 했어요.”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는 누굴까.
“세계 최강자인 최정 언니입니다, 7연패하다 처음 이겼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 현재 2승 9패니까 한참 더 쫓아가야죠.”
-목표가 있다면.
“난설헌배서 첫 우승을 맛본 지 벌써 1년 됐네요. 내년 초까지 우승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자리그 MVP 2연패도 꼭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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