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량 논란에 폭락한 ‘위믹스’… 2주뒤 살아남을까

장형태 기자 2022. 11.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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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4곳 유의종목 지정에 30% 폭락… 위믹스 사태 어디로
판교 위메이드 사옥 전경

시가총액 5700억원에 달하는 가상화폐 위믹스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거래소 4곳에서 위믹스가 일제히 유의종목으로 지정돼 가격이 30% 넘게 폭락한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발행사인 게임업체 위메이드에서 사전에 밝힌 가상화폐 유통량보다 실제 더 많은 양의 위믹스가 유통되고 있다는 논란이었다. 한마디로 시가총액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30일 밤 긴급 입장문을 통해 “담보 대출용과 기업 인수 및 투자 용도로 예치해 놓은 위믹스가 유통량으로 잡혔다. 거래소에 성실히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물량은 예치해둔 것이며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앞으로 2주간 소명 절차를 거친 뒤 업비트·빗썸 등 4개 거래소는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위메이드의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위믹스가 4개 거래소에서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위메이드, 가상화폐 위믹스 발행해 사업 확장

위믹스는 국내 중견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자사 게임에 결합해 위믹스로 아이템과 캐릭터를 사고팔도록 하고, 다른 게임들도 합류시켜 위믹스를 게임 화폐처럼 사용하는 연합체를 구축해 왔다. 지난해 가상화폐 열풍에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 게임업계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업계 선구자인 위메이드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해 초 1만9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그해 11월 장중 24만5700원까지 치솟으며 1200%가 뛰었다. 위믹스 시세도 덩달아 2만8000원까지 오르며, 한때 시가총액 26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위믹스로 회사를 인수하거나, 위믹스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며 사업을 확장해갔다. 지난 1월 위믹스를 매각해 모바일 게임 ‘애니팡’ 제작사 선데이토즈를 1367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지난 3분기까지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업 25곳에 위믹스를 직접 투자했고, 위믹스를 판 돈 3232억원을 블록체인 및 게임 업체 인수와 투자에 활용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처럼 상장사가 가상화폐를 적극적으로 사업에 활용하는 회사도 없다”고 했다. 이러한 연관성 때문에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다음날인 28일 위메이드 주가도 20% 넘게 곤두박질쳤다.

올해 들어 가상화폐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위믹스 시세가 고점 대비 90% 이상 떨어졌지만, 위메이드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 4월부터 “월급을 위믹스로 받겠다”고 선언한 뒤, 매월 월 급여 5000만원 상당의 위믹스를 사들이고 있다. 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도 지난 6개월간 위믹스 300억원어치를 구입했다.

◇시총 5700억 위믹스 운명, 2주 뒤 결정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논란이 확산하자, 30일 위믹스의 추가된 유통량 내역을 공개했다. 현재 7245만4705 위믹스가 추가로 유통되는 것으로 잡혀 있는데, 이 중 2500만 위믹스는 위믹스 연동 게임 등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공급용, 1165만 위믹스는 블록체인 투자 및 기업 인수용, 3580만 위믹스는 최근 위메이드가 새로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 달러’ 발행을 위한 담보물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시장에 직접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서 유통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앞으로 이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우선 위믹스 재단이 보유한 모든 물량을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가상화폐 수탁업체에 맡긴다고 30일 밝혔다. 또 앞으로는 거래소와 공유하는 위믹스 예상 유통량을 업데이트하고, 시장에 유통량을 늘리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도 실행 전, 계약 체결 직후에 자체 공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상화폐 업계와 게임업계는 앞으로 2주 뒤 나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해명이 받아들여져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애초 공시 의무도 없는 시장에서 위메이드가 스스로 매 분기 가상화폐 위믹스 사용 실적을 공시해 오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 특성상 과거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상황이지만, 위믹스 정도 대형 가상화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면서 “위메이드 주주와 위믹스 투자자를 위해 충분히 소명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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