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대장암 방심 말라…혈변·복통 있거나 변 얇아지면 검사 필요

구시영 선임기자 2022. 11.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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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A(42)씨는 새벽에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왔다.

한언철 과장은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복통이나 배변 습관 변화 같은 증상이 생기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호전이 없어 내원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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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검진 대상자 아닌 50세 이하, 증상 있어도 치료 미루다 병 키워

- 젊은층 대장암 발생률 세계 1위
- 비만·과체중·만성염증 늘어난 탓
- 채소 섭취 늘리고 주 3일 운동을

여성 A(42)씨는 새벽에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에 왔다. 진통제 등을 맞고 증상이 좀 나아졌는데, 다른 검사를 받지 않고 돌아갔다. 이후 다음 날 복통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대장암에 의한 장폐색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남성 B(36) 씨는 어느날부터 대변에 피가 나왔다. 병원의 직장수지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었지만, 가족력이 있는 관계로 내시경 검사를 받으니 대장암이 나타났다.

대장암은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50세 이하 젊은층도 혈변이나 복통, 변 굵기가 가늘어지고 배변습관 변화 등이 있으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한언철 과장이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대장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 반응은 ‘진단 전까지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국가검진 대상자가 아니어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장항문외과 한언철 과장의 도움말로 최근 대장암 경향에 대해 짚어봤다.


한언철 과장은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복통이나 배변 습관 변화 같은 증상이 생기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호전이 없어 내원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위의 두 사례도 암 진단 전까지 특이 병력이나 증상, 내시경 검사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두 환자는 다른 장기로의 암 전이가 없는 덕분에 수술 후 호전됐고 항암치료까지 마쳤다고 한다.

보통 대장암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50~6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근래에는 50세 이전에서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올해 학술지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20~49세 사이 젊은층에서 인구 10만 명당 대장암 발생률이 우리나라가 12.9명으로 세계 1위였다고 한다.

이 같은 원인은 대장암의 위험인자인 과체중, 비만, 만성 염증, 당뇨 등이 50세 이하에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50세 이하 대장암 환자들은 국가 암검진에서 대장암 선별검사 대상이 아니다. 복부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발생률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젊은 대장암 환자는 첫 증상 후 첫 진료를 받기까지 평균 217일로, 50세 이상 대장암 환자들의 평균 29.5일보다 월등히 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50세 이하의 경우 대장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띠라서 50세 이하 젊은층도 혈변, 복통, 변 굵기가 가늘어지는 경우, 급격한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 부진, 변비, 설사 같은 배변습관 변화가 있는 경우 대장암 검사(분변 잠혈검사,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5세 이전에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비만, 흡연,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을 하지 않는 등의 나쁜 생활습관이다. 젊은 세대에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원인을 멀리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과 과음 피하기, 지나친 육식 및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육체적 활동이 적을수록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한언철 과장은 “사무직 근로자가 밖에서 몸을 움직이는 현장직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적어도 주 3일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대장암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잘 살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예방에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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