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나태주 시인 2022. 11. 1. 03:01
― 이태원 핼러윈 참사 영령들을 위하여
아,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호사다마란 옛말이 바로 그 말인가!
단풍철 시월의 마지막 밤 축제를 앞두고
젊은 청춘들 방방곡곡에서 모여와
핼러윈 데이 젊은 향기를 즐기러 모여든
이태원 골목길
와장창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좁은 골목길 그것도 경사진 골목길
오고 가며 밀리는 인파에 휩쓸려
아, 우리의 청춘들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많이 세상을 뜨고 말았으니
오로지 청춘을 즐기기 위해
코로나19의 감옥에서 풀려나서
눈부신 자유 만끽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영문도 모르고 그야말로 불가항력
떠밀리고 떠밀려 세상의 마지막 숨결을 놓았으니
아, 그 고통과 절망과 어둠과 지옥을 어찌 다
감당했단 말인가!
영령이여 젊고 향기로운 영령이여
미안하오 미안하오
우리가 미안하오
그대들보다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
그대들 부형으로 이웃으로 친지로
그대들 마지막 순간을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으니
미안하오 다만 미안할 뿐이오
조금만 더 우리가 지혜롭고 더 예비하고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진정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영령이여 못다 핀 꽃들이여
모처럼 기적처럼 찾아온 그대들의 지구 여행길
이렇게 황망히 마치고 말았으니
어찌할꼬, 어찌할꼬
그대들 부디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힘들어하지 말고
지구에서 피우지 못한 꽃 다시 피우며 살기를
바라노라, 그대들 영생 복락 평안을 바라노라
우리가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 천국에서라도
다시 만나 다시 꽃피우기를 바라노라
차마 감지 못한 눈 감으시고
차마 용서하지 못하겠는 일들 용서하시고
부디 잠드소서 편히 쉬소서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호사다마란 옛말이 바로 그 말인가!
단풍철 시월의 마지막 밤 축제를 앞두고
젊은 청춘들 방방곡곡에서 모여와
핼러윈 데이 젊은 향기를 즐기러 모여든
이태원 골목길
와장창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좁은 골목길 그것도 경사진 골목길
오고 가며 밀리는 인파에 휩쓸려
아, 우리의 청춘들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많이 세상을 뜨고 말았으니
오로지 청춘을 즐기기 위해
코로나19의 감옥에서 풀려나서
눈부신 자유 만끽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영문도 모르고 그야말로 불가항력
떠밀리고 떠밀려 세상의 마지막 숨결을 놓았으니
아, 그 고통과 절망과 어둠과 지옥을 어찌 다
감당했단 말인가!
영령이여 젊고 향기로운 영령이여
미안하오 미안하오
우리가 미안하오
그대들보다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
그대들 부형으로 이웃으로 친지로
그대들 마지막 순간을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으니
미안하오 다만 미안할 뿐이오
조금만 더 우리가 지혜롭고 더 예비하고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진정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영령이여 못다 핀 꽃들이여
모처럼 기적처럼 찾아온 그대들의 지구 여행길
이렇게 황망히 마치고 말았으니
어찌할꼬, 어찌할꼬
그대들 부디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힘들어하지 말고
지구에서 피우지 못한 꽃 다시 피우며 살기를
바라노라, 그대들 영생 복락 평안을 바라노라
우리가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 천국에서라도
다시 만나 다시 꽃피우기를 바라노라
차마 감지 못한 눈 감으시고
차마 용서하지 못하겠는 일들 용서하시고
부디 잠드소서 편히 쉬소서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 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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